전력설비의 90%인 가공설비 안전 위해 ‘분투’

복잡한 공가설비 통신사업자와 합동정비
신기술·신공법 개발해 예산절감 큰 성과
하계100일 전력안정공급 성공 ‘감개무량’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전력설비가 지중화 된 곳이야 고층빌딩과 그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겠지만, 아직 우리나라 전력설비의 90% 정도는 전주를 통해 하늘에 걸려있다.
이 780만본 이상의 전주와, 지구둘레를 27바퀴 돌 수 있는 약 101만km의 전선을 관리하는 곳이 한전 배전운영처의 가공배전팀이다.
워낙 방대한 설비를 관리하는 팀이다 보니 각종 민원과 관원 등이 집중된다. 작게는 집 앞의 전주를 옮겨달라는 민원부터 도료점용료에 관련된 관원, 신기술 적용 여부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하소연까지. 조금 과장하면 가공배전팀은 하루 종일 전화를 받다보면 업무시간이 끝나는 팀이다. 그래서 본연의 업무는 다른 사람들은 퇴근을 준비할 때 시작하게 된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가공설비들을 관리하면서 완벽한 전력공급을 위해 배전설비 신뢰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늘 분주한 가공배전팀의 구성원들을 만나본다.

● 신기술·신공법으로 최고 전기품질 구현

한전 배전운영처 가공배전팀(팀장 심유종 부장)의 주된 업무는 전국에 산재된 가공배전설비를 관리하고, 그 설비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를 위해 가공배전팀은 먼저 가공배전설비의 안전성 제고 및 관리시스템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부적합 공가설비를 통신사업자와 함께 합동 정비함으로써 정전의 새로운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무분별한 공가설비를 일제 정비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780만본의 전주 중 공가전주는 250만기에 달하며, 복잡하고 부적합 공가설비는 배전설비의 안전성을 해치게 된다. 이에 가공배전팀은 555개의 통신사업자와 합동 정비하기로 합의를 이끌어 냈고,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통신설비 정비에 한전에서 정비비용의 일부분을 공동부담해 깨끗하고 안전한 전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계획대로 정비가 진행되면, 보수비용이 연간 131억원 절감되는 가시적 성과가 기대되며, 설비안전성 제고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함은 물론 친환경적 설비를 구축하게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공배전팀은 최근 급등하고 있는 전선도난에 대한 종합대책을 수립해 ‘배전선로 전선도난 자동 감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동값 급등으로 생계형 절도에서 전문 절도로 행태가 변모하고 있는 전선도난사고는 더 이상 인력으로 막기에는 한계에 부딪쳤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전선도난을 자동 감시해 설비 피해를 실기간으로 인지하고, 경찰관서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현장에 바로 출동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게 된다.

가공배전팀은 지중케이블에 이 시스템에 시범 운영한 후 내년 이후에 단계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 시스템이 전사로 확대될 경우 연간 20억원 이상의 예산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가공배전팀은 이외에도 배전용 주상변압기 원격감시 시스템의 확충을 통해 변압기 관리 효율을 극대화하고 사무실에서 변압기 과부하 여부를 확인하여 고장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가공배전팀은 배전 신공법 활성화를 통한 ‘원가 절감 및 시공품질 향상’에도 매진 중이다. 특히 위상변환장치를 이용한 무정전 변압기 교체공법을 개발해 시범 적용한 결과 결과 고압작업 생략 및 공정 단순화로 인한 시공품질 향상이 입증돼 다음달부터 전사 본격적용 예정으로 추진중에 있다.

수직 굴착 원형근가 기계화공법과 무정전 전선로 가지지(假支持)공법도 한전에 연간 38억의 예산절감 효과를 가져 온 가공배전팀의 성과로 꼽힌다.

가공배전팀의 성과는 이 뿐이 아니다. 설비진단 및 운영장비 첨단화를 통해 설비고장을 사전 예방하는 것도 이 팀의 몫이다. 가공배전팀은 ▲고주파 특성을 이용한 설비진단기법 도입 ▲배전선로 로봇점검 공법 개발 ▲GPS를 이용한 배전선로 상(相)정보검출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배전선로 손실저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또한 친고객·친환경중심의 배전설비 관리체계 확립을 위해 ▲고객 중심의 지장전주 업무 프로세스 개선으로 고객부담을 약 67억원 경감시켰고, ▲폐절연카바류 전문업체 위탁처리로 환경오염을 예방했으며, ▲재래시장 복잡 배전설비 정비로 친환경 설비를 구축했다.

▲ 한전 배전운영처 가공배전팀 전원이 모여 완벽한 전력공급과 철저한 배전 가공설비 관리를 다짐했다. 아래 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유종 부장, 이형근 과장, 강병진 씨, 양정권 과장, 이재헌 과장, 전인호 과장, 김영민 과장.
● “가공 설비 안전, 우리에게 맡겨라”

가공배전팀의 수장인 심유종 부장은 팀원들에게 늘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사의 담당자들은 자신보다 자신의 업무 분야를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전의 정책을 결정할 때 실무적 서포트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 부장은 팀원들이 최고가 될 수 있게 하기 위해 회의시 각 분야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함으로써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부하직원들로부터 함께 일하고 싶은 상사로 늘 손꼽히는 심유종 부장의 리더십의 비결은 부하직원의 실수가 있더라도 꾸짖는 것보다는 지시를 내릴 때 방향을 설정해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또 거의 매일 야근을 하다시피 하는 팀원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간단한 회식을 자주 하려 하며, 잘한 부분에 대한 칭찬을 자주 함으로써 팀원들의 ‘긍정의 힘’을 발휘하게끔 하고 있다.

심유종 부장은 “방대한 설비를 보유하면서도 큰 사고 없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밝힌 반면, “한전의 전력품질이 세계적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고객설비 고장도 한전 책임으로 오해 받을 때가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원걸 사장 부임 이후 최선을 다해 ‘하계 100일 작전’을 통해 여름철에 안정적 전력 공급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감격적”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공배전팀의 주무과장인 이형근 과장은 심유종 부장과 많이 닮아 있었다. 긍정적인 성격과 편안한 유머 감각, 그러면서도 빈틈없는 일처리는 이 팀의 ‘트레이드 마크’인 듯 하다. 이형근 과장은 ▲가공배전분야 예산관리 ▲가공배전 신공법 개발 ▲공사협력업체 기능인력 양성 및 관리 ▲가공설비 점검 및 측정 관리 ▲조류정전 근절대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형근 과장은 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담당자 입장만 생각하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 관리자의 입장에서 업무를 살피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신기술을 도입할 경우 발주자인 한전과 개발업체, 사용주체인 시공업체 들의 의견 조율이 늘 쉽지 않은데 이형근 과장은 특유의 역지사지의 발상과 새로 적용된 성과공유제를 통해 슬기롭게 조율해나가고 있다.

저압설비 관리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민 과장은 최근 전선도난 방지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영민 과장은 전선도난 예방을 위한 업무처리 지침서를 발간해 업무를 체계화 하고 신고포상제를 통한 실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밝혔다. 또 새로 도입되는 감시시스템을 통해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국민에 안정적 전력공급에 보탬이 되는 것이 격무를 버틸 수 있게 하는 큰 힘”이라고 말하는 김영민 과장은 바쁜 업무 때문인지 아직 미혼인 상태라 늘 동료들로부터 결혼하라는 독촉을 받고 있다.

이재헌 과장은 가공배전팀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공가 관련 대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555개에 달하는 통신사업자들의 의견을 모아 한전과 합동 정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은 이재헌 과장의 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곧 협약 체결을 앞두고 아직 긴장을 풀고 있지 않는 이재헌 과장은 “다수의 사업자가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 그 이해를 조정해 협의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정도를 가며 신중하게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느림의 반대는 빠른 것이 아니라, 쫒기는 것”이라는 이재헌 과장의 말에서 그의 원칙과 신중함을 엿볼 수 있었다.

가공배전팀 내에서 민원전화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아마도 전인호 과장일 것이다. ‘지장전주 이설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전인호 과장은 늘 고객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가끔 걸려오는 황당한 민원전화도 있는데 어떤 중년 신사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는 전력선을 통해 NASA에서 위성으로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며 하소연 하는 일까지 있다며 전인호 과장은 미소를 보였다.

양정권 과장은 고압설비 관리 및 운영, 특히 접지 관리를 주업무로 한다. 또한 가공설비 고장예방대책 수립 업무와 가공배전공사 시행 지도 및 품셈 관리도 양정권 과장의 몫이다.

낙뢰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접지 분야의 중요성도 날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양 과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양정권 과장은 “낙뢰사고를 100% 막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어렵다”면서 “현상 세부 데이터의 부족으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고주파 특성을 이용한 설비진단기법’을 도입해 배전설비 열화개소에서 발생하는 이상 고주파 대역을 측정해 불량 기자재를 사전에 검출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가공배전팀의 유일한 평직원인 강병진 씨는 2003년에 입사해 작년부터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공가요금 관련 업무와 공가설비 현황 및 기보 관리, 제안 및 연구과제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강병진 씨는 사업소와 본사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면서 “사업소에서 문의 전화가 왔을 때 내 말 한마디가 기준이 되는 것을 겪었을 때 본사의 중요성을 각인했다”고 밝혔다. 강병진 씨는 늘 “내부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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