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중국 사막의 눈이 아직 녹지 않아 황사의 발생이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황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의 황사가 피해가 컸던 작년의 그것보다도 심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되는 사스의 공포와 함께 올 봄은 호흡기 질환에 유난히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황사는 어디에서

황사는 주로 중국 북부의 건조한 황토(黃土) 지대에서 먼지와 같은 세립질의 모래나 점토가 강한 바람에 의해 고공으로 넓게 퍼져 온 하늘을 덮고 떠다니다가 상층의 편서풍에 의해서 한반도 부근까지 운반돼 서서히 하강하는 현상이다.

세계적으로는 ‘노란 모래(Yellow Sand)’ 뜻의 황사란 용어보다 ‘아시아 먼지(Asia Dust)’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사막지역에서는 이와 유사한 현상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아프리카 대륙 북부의 사하라 사막에서 발원하는 것은 ‘사하라 먼지’로 불린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는 대부분 중국의 신장과 황하 상류지역, 몽고와 중국의 경계에 걸친 넓은 건조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안개처럼 뿌연 황사가 아니라 무시무시한 모래 폭풍이 일어난다. 강한 바람과 함께 모래먼지가 갑자기 나타나 1㎞ 밖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모래 폭풍 중에는 엄청나게 강력해 불과 200m 밖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흑풍폭(黑風暴)’이라 한다.

황사 현상은 매년 3∼5월까지 약 3개월 동안에 나타나, 발원지에서 연중 20회 정도 발생하며 그 중 10∼30%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황사가 오면

황사 기간 중에는 병원을 찾는 호흡기 질환자의 수가 평소보다 20%가량 증가한다. 일교차가 큰 봄철엔 지표면의 공기는 차고 지상의 공기는 따뜻하므로 대기 중에 있던 황사가 높이 떠오르지 못하고 내려앉아 결국 인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황사기간 중엔 호흡기 질환자가 크게 늘어난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들에겐 더욱 피해가 크다.

황사 때 대기중의 먼지 농도는 평소의 4∼5배에 이르는데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는 걸러지지 않고 사람의 폐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 나게 하거나 가래나 염증을 일으키며, 기관지에 직접 작용해서 기관지 벽을 헐게 하고 협착을 일으킨다. 따라서 기도가 좁아져 숨쉬는데 방해가 된다.

한편 미세먼지는 사망률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1평방미터당 10㎍이 늘어남에 따라 1일 사망률이 1%씩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에는 황사에 다이옥신이 묻어온다는 연구가 보고되기도 했다.

더욱이 최근의 황사는 중국의 빠른 산업화에 따라 공해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황사의 주요 구성물질은 실리콘과 알루미늄, 칼륨, 칼슘 등이고 미세 분진 부유물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런 물질들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질소산화물(NO), 황산화물(SO) 등을 생성한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흡연자들의 만성 기관지염을 악화시키고, 면역기능이 약하고 폐활량이 작은 노인과 영아에게는 호흡기 감염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며 천식환자나 폐질환 환자 등의 질환을 악화시킨다.


황사질병 예방법

황사로 인한 질병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다. 외출할 때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하면 이를 닦거나 구강청정제로 입 속의 미세 먼지와 세균을 없앤다.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켜두고, 물도 많이 마신다.

기관지의 점액 섬모는 미세 먼지를 입 쪽으로 끌어올려 배출시키는데 구강과 기관지가 건조해지면 이 기능이 상실될 수 있다.

황사는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해 알레르기성 결막
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외출 후 생리식염수로 눈을 씻거나 인공누액을 넣는다. 콘택트 렌즈를 끼는 사람은 렌즈를 평소보다 자주 세척해야 한다.

피부도 황사 속 먼지와 중금속, 건조한 대기로 인해 혹사당한다. 가려움증, 따가움 등이 생기고 심하면 열이 나고 붓는 피부염이나 피부알레르기가 생긴다. 피부 관리를 위해서는 화장보다 세안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얼굴에 먼지나 중금속, 꽃가루 등이 남아있으면 피부알레르기로 이어질 수 있다. 외출 전 노출 부위에 크림을 발라 보호막을 만드는 것도 예방에 좋다.


20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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