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이익 치중 우려 말끔히 해소
“경쟁마인드 정착에 가장 큰 의의”

지난 2006년 9월 25일. 이 날은 한전의 8개 지사가 9개의 독립사업부로 발족한 날이다. 이제 1년 6개월여가 흘렀다.

과연 한전의 독립사업부제가 잘 운영되고 있을까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한전에서는 독립사업부제 시행 2년 후에 운영성과를 내놓겠다는 입장이어서 공식적인 자료를 내놓고 있지 않지만, 시행 당시 우려했던 사항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립사업부제 시행 초기 경쟁 개념의 도입으로 사업부들이 단기 이익에만 치중, 설비투자나 신기술개발·적용, 수선유지 등을 소홀히 해 공급신뢰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한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독립사업부의 수선유지비의 경우 전년도 증가율과 비슷했으며, 배전손실률, 규정전압 유지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뒤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호당정전시간의 경우 2006년 호당 16.5분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6.0분으로 줄었고, 규정전압 유지율도 99.9%로 최고를 자랑했다. 배전손실률이 2006년 2.19%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2.25%로 약간 올라간 것만 제외하면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한전 관계자는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익 중심적인 면에서는 독립사업부 모두 비용절감, 이익 증대 등 많은 노력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연료비 인상이라는 대형 악재로 인해 급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전력구입비의 경우 11% 상승한 반면, 판매는 8% 증가에 그쳐 세전이익이 50% 이상 급감했다. 그러나 요금구조를 사업부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이익 감소를 갖고 독립사업부제의 효율성을 논할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할 것은 공공성 확보 면이다. 한전은 올 초 국가청렴위원회에서 발표한 ‘200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청렴지수 9.56점을 획득하며, 19개 공기업(시장형, 준시장형) 중에서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한전의 경우 매년 발생하던 금품·향응 제공 사례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만 보더라도, 경쟁개념이 도입되면서 청렴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사업부 모두 엄청난 노력을 펼쳤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고객서비스도 한 단계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고객에 대한 신속하고 친절한 업무처리 등을 측정하는 잠재청렴도도 지난해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0.38점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만 빼 놓고는 모든 면에서 좋아진 셈이다.

특히 한전 관계자는 “그동안 한전의 경우 관리 형태 시스템에서 이제는 경쟁시스템으로 변경되고 있는 등 민간기업의 경영시스템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직원들의 의식이 경쟁 마인드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싶다”고 지적했다.

사실 제도나 시스템은 쉽게 바뀌지만 구성원들의 마인드가 변화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단기간에 이 만큼 변화 할 수 있었던 데는 사업부 스스로 혁신스쿨, 서비스 아카데비 등 다양하면서도 강도 높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독립사업부제의 경우 배전분할 중단 후 추진된 정책이기에 한전 측은 그만한 성과를 창출해 내야 하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현재까지 수치를 보더라도 한전이 부담감을 좀 덜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한편 한전 측은 내년 초 현행 지사와 사업부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가에 대해 수치를 내놓을 예정으로, 이를 바탕으로 전사로 확대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분석이 향후 민영화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 만큼 그 분석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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