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 가운데 골프는 운이 70%이고, 기술은 30%에 해당한다고 한다. 재수있는 과부는 넘어져도 가지 밭에 넘어지고, 재수없는 X는 고추밭에 넘어져도 애만 갖게 된다고, 어떤 날은 볼을 잘 쳐도 벙커와 해저드만 기어 들어가는 날이 있다. 남들과 같이 샷을 잘하여 페어 웨이 가운데에 떨어졌는데 경사면이나 하필이면 돌맹이, 나무토막에 부딪쳐 벙커로 찾아드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다 재수 복이요 원수소관이란 것이다. 벙커는 골퍼들이 매우 싫어하는 하자드가 되어있다.

그러나 벙커가 꼭 골퍼들의 공포와 기피의 장소만은 아니다. 시련을 안겨주는 것만도 아니다. 우리에게 고맙게 해주는 벙커의 경우도 있다. 그린너머에 있는 벙커는 2벌타와 O.B를 막아주기도 한다. 이 경우는 구제의 벙커인 셈이다. 또 도그레홀의 사이드 벙커도 O.B등을 막아주는 구제의 벙커인 셈이다. 볼이 벙커에 빠지면 대게의 아마추어 플레이어들이 고생을 한다. 단 한번에 나가지 못하면 어쩌나 그린에 잘올릴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거리감이 일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벙커 안에서 플레이 규칙이 까다롭기까지 하다. 볼이 어드레스 할 때 클럽헤드를 모래에 닿게 하거나 백스윙하면서 닿아도 안된다고 규칙에 되어있다. 벙커 안에 있는 돌, 나뭇가지, 잎, 동물의 분 등의, 즉 “루스임페디먼트(Loos Impediment)”를 건드리거나 제거해도 안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험을 감안하여 돌을 집어내도 된다는 “로컬룰”이 적용되고 있다. 또 벙커에 파묻힌 볼을 식별하기 위하여 모래를 조금 파헤치는 일이 허용되는 것은 오구 플레이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예비클럽과 고무래를 들고 들어가 쓰지 않는 클럽과 고무래를 벙커 안에 놓고 벙커샷을 했는데 미스가 생겨 볼이 쓰지 않는 클럽에 맞았다면 2벌타이다. 그러나 고무래에 맞았다면 무벌타이다. 이때 클럽은 “휴대품”이고 고무래는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벙커에서 도저히 빼낼 수 없는 라이일때 언플레이볼을 선언 1타먹고 제 1안은 벙커 안에서 2클럽이내 드롭할 수 있으며 제 2안은 앞서 쳤던 위치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아마추어들은 벙커 안에서는 어느 경우에도 드롭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이 있다. 이것은 룰에 대하여 무지의 소치다. 때로는 우천시 벙커에 물이 찬 경우가 있다. 이때는 언플레볼이 아니고, 캐주얼 워터 해저드를 적용하여 무벌타로 벙커 안 물이 적은 곳으로 드롭 하거나 1타 먹고 벙커 밖으로 나와 볼 위치와 홀을 연결 후방 연장선상에 드롭하면 된다. 그러나 벙커 안 발자국에 빠진 볼은 내놓고 처서는 안 된다.

성공적인 벙커샷에 중요한 것은 모래의 단단한 것과 그 깊이를 미리 아는 일이다. 벙커샷 전에 모래를 테스트하면 물론 위법이다. 클럽의 끝이 닿기만 해도 안 된다. 다만 신발을 통하여 발바닥으로만 모래의 테스트가 가능할 뿐이다.

벙커에서의 매너는 우선 출입에서 시작된다. 벙커에도 터잉그라운드처럼 승강로 즉 출입구가 있게 마련이다. 벙커샷으로 생긴 발자국이나 모래가 패인 지리 등은 고무래로 말끔하게 고르며 나와야 함은 당연한 일이며 필수의무로써 규칙서에 에티켓으로 나와있다. 골프장의 코스가 명문코스인가는 그린 벙커의 가파른 언덕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벙커의 3악인(惡人)으로 먼 곳에서 걸어 들어가는 대륙 횡단형, 자신의 발자국을 안 고치는 개나 고양이형, 그리고 높은 언덕을 부수며 올라가는 무모한 등산형이 있다. 올바른 에티켓은 모든 사람을 즐겁고 기쁘게 만든다.


200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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