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요르단 원자력委 MOU 체결
터키·UAE 등 중동시장 집중 공략

한국형 원전 수출의 신호탄을 울릴 것으로 기대됐던 터키 원전사업이 적합하지 않은 입찰요건으로 참여 자체가 무산되면서 주춤했던 원전 해외수출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한전은 요르단 원자력위원회와 성공적인 최초 원전도입을 위한 양국 간 상호 협력방안에 대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전은 지난 1일 한전 김쌍수 사장이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을 면담하고 요르단의 원전 도입을 위한 양국간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은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원전건설, 홍해-사해 대수로 및 담수플랜트 건설을 패키지로 추진하고자 3개 분야에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는 요르단 정부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한전 원전 해외 수출 담당자를 만나 이번 협약 체결의 의미 및 성사과정과 향후 추진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아직 원전 수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요르단 정부에서 전략적 협력파트너를 제안해 왔다는 점에서 원전 해외 수출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한전 원자력사업처 유창형 원자력사업팀장(부처장)은 이번 협약이 요르단 정부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요르단은 최근 원전건설, 홍해-사대 대수로, 담수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3가지 건설을 모두 해낼 수 있는 국가로 한국을 지목한 것입니다. 특히 이번 협약 체결이 국제입찰보다는 전략적 협력파트너와 수의계약을 희망하고 있는 요르단 정부에서 직접 요청해 왔다는 점은 그만큼 국내 건설 기술을 높이 평가한 것입니다. 또한 한전의 입장에선 국내 원전 기술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으로 향후 원전 기술 수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 팀장은 이번 협약에 따라 우선 한전과 요르단 원잔력위원회가 실무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전과 요르단 원자력위원회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원전부지 조사 ▲사업타당성 조사 ▲인력양성 ▲재원조달 방안 등 요르단의 최초 원전 도입을 위한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요르단의 특별한 요청이 없다면 국내 원전 업체와 동반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국내 원전 업체가 해외시장 진출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 유 팀장은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원전 해외 수출이 전무했다며, 이는 한전, 한수원 및 업체의 독립적인 사업 추진이 오히려 중복 투자 등을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한전, 한수원 및 업체들은 통합 플랜트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전의 주도하에 한수원과 업체의 기술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적용함으로써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향후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원전의 설계·운전·유지 보수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 진출 경험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이는 한전, 한수원, 업체 등이 독립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중구난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이에 한전, 한수원 및 업체들과 최근 원전 해외시장 진출 방안에 합의점을 도출했으며, 해외 원전 수출 사업은 한전이 주도하고 업체들이 주기기 및 설계를 담당, 한수원이 운전·보수·인력양성 등 기술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유 팀장은 이번 요르단 사업이 성공적으로 성사될 경우 향후 해외 시장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원 빈극인 요르단이 2040년까지 자국내 전력의 30%를 원전으로 충당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원전 설비비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므로, 이번 협약을 통해 원전 수출의 물꼬를 튼다면 향후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요르단과의 업무 협약 체결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원전의 경우 타 발전소와 달리 1~2년만에 사업이 수주되고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최소 3~5년간의 협의 과정을 거쳐야 구체적인 결실이 나오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번 요르단 협약이 향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이에 따른 파장 효과도 막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터키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등 중동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유 팀장은 전했다.

“지난 9월 터키 원전 공개입찰에서 까다로운 조건과 사업의 위험성으로 인해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의향서 제출을 하지 않은 것인데, 이에 대해 원전 해외 시장 수출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국 러시아만 단독 입찰에 참여해 아마도 이번 입찰은 유찰되고 입찰요건을 다소 보완해 재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터키 정부가 어떤 식으로 결정을 내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최근 아랍에미리트 등도 원전 건설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향후 해외 진출 가능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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