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포스코건설·포스코, 상용화 추진
1년간 실증…환경물질·보일러 성능 등 측정

매년 6000만톤 이상의 유연탄을 사용, 전력을 생산하는 현재 하수 슬러지를 이용한 연료를 화력발전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증연구가 진행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하수슬러지 연료를 10여년간 사용중인 독일 하일브론 석탄발전소 전경(왼쪽)과 포스코건설 파일럿플랜트에서 제조한 하수슬러지 연료.

지난해 11월 에너지기술연구원과 대승은 폐기물이었던 하수슬러지에 기름과 석탄을 정제·응집하는 특수한 방법을 이용해 소카(SOCA, Sludge Oil Coal Agglomeration)라는 높은 발열량의 연료를 제조하는 기술과 함수율 70% 이하인 SOCA를 건조과정 없이 바로 습윤 촉매 가스화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SOCA는 처리가 곤란한 폐유와 MDF 톱밥을 사용해 기름과 석탄을 대체할 수 있으며 발열량이 1㎏당 7000㎉로 6500㎉이하인 석탄보다 높으며 1800~3500㎉인 하수슬러지의 발열량을 획기적으로 높인 연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국서부발전(사장 손동희), 포스코 및 포스코건설은 하수슬러지 연료의 화력발전소 활용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즉 과거 슬러지를 연료화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이번 연구는 본격적으로 발전용 연료로 사용되는, 그것도 대용량 유연탄 발전소의 보조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 적용한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하수슬러지를 발전용 연료로 사용한 사례는 없다.

하수슬러지 어떻게 연료로 만드나
그 동안 하수슬러지는 탈수가 곤란하고 건조할 때 나오는 악취와 소각공해로 인해 처리가 곤란했으며 국제적으로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 96의정서’와 2011년부터 하수슬러지의 해양 투기를 전면 금지하는 해양오염방지법이 발효됨에 따라 처리기술 및 공정이 절실히 요구돼 왔다.
국내 하수슬러지는 2006~2007년 평균 발생량의 약 70% 정도인 196만톤이 매년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이 법이 2011년 2월 발효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1년 이후부터 하수슬러지의 해양배출을 금지해야 하며 전량 육상에서 처리하거니 재활용해야 한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07년 전국 347개 하수처리장에서 약 279만톤의 하수슬러지를 배출했으며 2011년에는 약 375만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가하는 하수슬러지의 연료화는 그만큼 중요한 기술이 됐다. 대부분 바다로 버려지거나 매립되는 하수슬러지는 연료화 시설에서 건조, 성형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열량이 1㎏당 약 약3500㎉ 내외인 유용한 에너지자원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 이는 갈탄급의 저열량 석탄과 유사한 재생에너지로써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보조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하수슬러지는 건조·성형을 거쳐 유기성 건조물로 변하게 된다. 이 건조물은 현재 퇴비와 토양개량제, 매립장 복토재, 토양개량제, 보조연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에기연에서 발열량이 석탄과 맞먹는 슬러지 연료화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저공해 연소기술 확보를 통해 혐오시설로 여겨졌던 대도시 하수종말처리장을 친환경 열병합발전소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바 있다. 

태안화력에 상용화설비 생긴다
최근 서부발전, 포스코건설, 포스코는 하수슬러지 연료의 하력발전소 활용기술 개발 및 상용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서부발전 등 3社가 협력해 추진하고 있는 하수슬러지 연료화는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생활하수처리장의 찌꺼기를 석탄화력발전소의 보조연료로 만들어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것이다. 협약에 따라 1년간의 실증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연구개발의 주관사는 포항산업과학원이며 서부발전과 포스코는 연구참여기업으로 연구에 소요되는 비용을 분담하게 된다. 포스코파워는 실용화시설과 슬러지를 제조·공급하게 된다. 전력연구원은 각종 성능시험에 따른 보일러 성능효율 측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부발전은 실증연구를 통해 보일러나 연소계통의 영향을 검토해 공급설비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실증 테스트는 태안화력에서 진행할 예정으로 각종 시험 테스트가 완료되면 약 15일간의 연속 연소 과정을 거치게 된다.

서부발전은 하수슬러지의 연료화를 통해 해양환경 보존과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함은 물론 향후 약 23만톤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약 100억원의 수입석탄을 대체하고, 연간 약 3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협약에선 3사가 관련 기술을 공동개발하고, 하수슬러지 연료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관련 활용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게 된다. 관련 기술이 상용화되면 태안화력이 하수슬러지 연료화 설비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번 실증연구에 소요되는 슬러지 연료는 유류 등의 혼합 슬러지연료가 아닌 순수한 슬러지만을 건조·제조한 것이 사용된다.

포스코건설은 환경신기술 제69호 지정과 함께 과학기술부 100대 우수기술에 선정된 유기성(하수)슬러지 자원화 기술을 토대로 현장 적용 및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최고의 실적을 갖추고 있다.

이미 1999년 수도권 매립지 고화시설(600톤/일)을 설치, 가동한 경험이 있는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7년 수원시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450톤/일)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수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 수원 슬러지 자원화시설은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시설이 가동에 들어가면 포스코에서 이를 운영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시설에서 자원화되는 건조물이 발전소 보조연료로 사용될 경우 연간 약 30만톤의 CO2저감효과가 발생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광양 슬러지 건조·고화설비 데모 플랜트(10톤/일)에서 나오는 건조물은 매립장 복토재, 토양개량제, 보조연료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현재 하수슬러지 연료를 화력발전에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으로 독일의 경우 화력발전소에서 5% 이내로 혼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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