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결과, 석탄공사 도덕적 해이 ‘심각’

일부 공기업의 방만경영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이러한 일부 공기업들의 잘못된 행태가 모든 공기업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대한석탄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일부 공기업에 대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법인카드를 소위 ‘카드깡’해 마련한 돈으로 직원들 회식 명목으로 쓰는가 하면, 기관장의 실적을 부풀려 보고하는 등 도덕적 해이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심각한 곳은 대한석탄공사. 석탄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가 1조3760억원에 달해 자본이 완전 잠식되는 등 재무구조가 매우 부실한 상태다. 특히 그동안 수차례의 감사에서도 방만 경영 행태가 지속적으로 지적받아 왔다.

그런데 이번 감사 결과, 개선은커녕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지적한 사항에 따르면 석탄공사 도계광업소 및 화순광업소의 경우 법인카드를 집행한 것처럼 매출전표를 발행받은 후 바로 취소해 실제 결제할 금액이 없는데도 취소하기전 매출전표를 재무과에 제출해 그 금액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광업소 7개 부서가 이런 수법으로 총 41회에 걸쳐 지급받은 돈은 모두 2163만8600원. 이들은 이 돈을 동호회 활동비 등으로 사용했다.

특히 도계광업소의 경우 소위 ‘카드깡’ 수법도 동원됐다. 도계광업소 모 부서에서는 음식점에서 법인카드로 49만원을 결제하고 카드수수료 명목으로 3만원을 할인해 46만원을 현금으로 수령했다. 이런 ‘카드깡’ 수법으로 이 부서는 총 13회에 걸쳐 777만8000원을 결제하고 카드수수료를 제외한 731만8000원을 현금으로 받아 해당 부서장 체육행사 참석 지원 경비 등으로 사용했다.

석탄공사 본사 한 직원은 석항비축탄 출하작업 용역계약 입찰공고(안)을 작성하면서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제한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제한해 모 업체만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줌으로서 해당 업체에 31억여원의 특혜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 사례도 적발됐다.

석탄공사 모 광업소 직원의 경우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택 5채를 무단 점유해 벽체를 허는 등 개조한 후 태권도장을 차려 학생들을 모집해 직장을 무단이탈하고 직접 강습하는 등 영업행위를 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공항공사 감사결과에서는 울산공항, 사천공항 등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공항이 문제가 됐다. 이들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 동남권 신공항 건설, 대진고속도로 건설 등 수요 감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업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시설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항공사 현 기관장의 이행실적을 작성할 때 전임 기관장의 실적을 포함시켜 작성, 제출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3개 노선의 토공사 물량을 잘못 산출하거나 내역산출 시 토공사 물량을 잘못 기재하는 등으로 성토다짐 비용 등 총 19억7000여만원의 공사비를 과다 계약한 사례가 적발됐다. 또 감사원은 도로공사에 대해 26개 공구의 건설공사에 대해 개선사항대로 설계·시공하지 않아 33억7000여만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공사계약 일반조건을 설계변경·감액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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