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대 채권자 부상/액면가 그대로 매입

대한전선이 법정관리중인 진로의 실질적인 최대 최권자로 부상함으로써 동종업계인 진로산업에 대한 M&A 여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전선이 골드먼삭스에 이어 진로의 2대 채권자로 부상함으로써 진로의 향배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대한전선은 지난 6월10일과 7월10일 두 차례에 걸쳐 진로채권 약 2,595억원 어치를 매입했으며 이는 진로가 3월 채권단 회의에 제출한 총 부채 2조968억원(채무보증 포함)의 12.38%에 달하는 액수다.

대한전선측은 채권매입을 위해 기업어음(CP) 6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 금융권에서 950억원을 대출받아 자금을 조달했으며 지난달 15일 시흥공장을 약 1,296억원에 매각, 자금 유동성을 개선한 것도 진로산업의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잇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대한전선이 지난해 쌍방울개발의 무주리조트를 전격 인수한 바 있어 설득력이 더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법정관리기업의 채권값을 거의 깎지 않고 액면가에 가까운 1,750억원으로 매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대한전선이 진로(주)의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전선측은 이천과 충북 청원에 있는 소주생산공장이 담보로 잡혀있어 이번에 인수한 진로채권은 담보가 확실해 채권 회수에 문제가 없으며 유동성 자금을 활용한 순수투자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진로의 총 부채규모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오는 27일 진로 제1차 채권자회의와 2∼3차례 회의를 진행, 정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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