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硏, 대형 프로젝트 가동·中 정부 정책지원
이산화탄소 처리 문제 관건…CTL·CCS 연구 지속

고유가와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에너지 소비 패턴 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석탄화학 등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남아공의 Sasol은 석탄화학에 관한 한 경험이 가장 풍부하고 유일하게 기술이 검증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사진: LG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화학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석탄화학과 바이오화학’이란는 주제의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화학은 당분간 중국을 중심으로 인도, 인도네시아 등 환경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추진될 전망이다.

석탄 이용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처리 문제가 해결될 경우 석탄화학의 글로벌 확산도 장기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신 석탄화학 기술을 적용한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중국에서 가동 또는 시험 중에 있으며, 석탄화학 육성을 위한 중국 정부의 의지도 강력해 미래 석탄화학 산업의 주도권은 중국이 장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향후 석유의 안정적 공급능력 유지 여부가 의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환경문제는 강력한 환경규제로 이어져 에너지 소비 패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고유가 지속 석탄화학 프로젝트 급증 = 고유가 지속 및 신흥 개도국의 에너지 수요 급증으로 석탄 수요는 당분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성에 의하면 석탄 소비의 한 지표로 사용되는 세계 합성가스(Synthesis gas) 생산량이 2004년 이후 높은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최근에는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돼 2016년 합성가스 생산능력은 지난해 수준보다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탄은 전체 소비량의 약 2/3가 발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석탄의 소비 패턴은 앞으로도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상대적으로 석탄액화(CTL, Coal-to-liquids)나 산업용(철강, 화학 등)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35년 사이 석탄의 수요 증가분 중 60%가 발전 부문에서, 30%가 산업용 및 석탄액화 부문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탄 소비의 또 다른 특징은 선진국(OECD국가)과 개도국(非OECD국가) 간의 소비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 소비를 되도록 줄이려는 입장인데 반해 개도국들은 값비싼 석유를 풍부한 석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석탄액화를 포함한 석탄화학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중국이다. 최근의 석탄화학 투자는 기술 발전에 힘입어 생산 가능한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고, 갈수록 대형화되는 추세로 석탄을 천연가스나 합성석유 등 석유계 연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급증하고 있다. 그 규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천연가스의 경우는 이보다 더욱 열기가 뜨거워 2009년 이후 제안된 프로젝트가 연간 생산능력 기준으로 총 850억㎥에 달한다. 이는 2010년 중국 천연가스 공급량의 90%에 달하는 수준이다.

■ 환경문제로 입지 제약 지속 = 석탄화학 기술이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주요 에너지원 중 석탄이 환경문제에 가장 취약하다는 점은 여전히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석탄의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로는 과다한 물 사용, 대량의 온실가스 배출, 광산 개발에 따른 환경 훼손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석탄의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데서 비롯된다. 예컨대 현재 기술로 석탄 1톤을 가공하면 1∼2배럴의 석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대량의 온실가스 배출은 해결이 가장 어려운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석탄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유나 가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일본 전력중앙연구소에 의하면 LNG복합발전의 경우 ㎾h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74g인데 비해 석탄화력발전은 이의 약 2배인 943g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유일한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분리·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을 적용하는 것인데 이 역시 비용이나 입지 면에서 제약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미국, 호주 등 석탄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CCS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한창이나 아직까지 경제성 있는 기술은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석탄화학 프로젝트의 지역 별 편중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IEA 역시 향후 석탄화학 프로젝트는 환경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남아공 Sasol社 강세속 중국 약진 = 석탄화학의 부활과 함께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으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인 Sasol을 들 수 있다. Sasol은 독일 기술을 기반으로 1955년 석탄액화 및 이를 기반으로 한 화학 콤플렉스를 구축,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남아공의 세쿤다(Secunda) 콤플렉스는 연간 4000만톤 이상의 석탄을 이용, 일산 16만 배럴 규모의 합성연료와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거대 거점으로 성장했고 석탄액화에 관한한 세계에서 유일하게 검증된 설비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Sasol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중국, 인도 등의 거대 석탄화학 프로젝트와 연결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합작으로 추진 중인 석탄액화 프로젝트는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현재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Sasol은 자국 내 제 2의 석탄화학 콤플렉스를 포함해 석탄자원을 보유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향후에도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기업의 약진도 눈여겨 볼만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석탄화학 분야의 투자 과열을 막기 위해 프로젝트의 허가 기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프로젝트 추진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현재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모두 성사될 경우 연간 1억톤 이상의 엄청난 석탄이 소요되는데 이는 결국 국가의 전략 자원 낭비 및 환경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3위의 석탄 보유국인 중국은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전략 자원인 석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목표 하에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개발을 추진해왔다. 석탄 발전을 비롯해 석탄화학 분야에 대한 선진기술 습득과 동시에 기술 자립을 추구한 결과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도 크게 축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최대의 석탄기업인 Shenhua의 경우 Sasol, Dow 등과의 합작을 추진하는 한편 자체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석탄직접액화 설비를 가동 중이기도 하다. 중국 최대의 석유화학기업인 Sinopec도 자체 석탄액화기술 확보를 위해 최근 미국의 Syntroleum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미국, 일본 등을 비롯한 과거의 석탄기술 강국들이 자국 내의 반대로 상업화 연구가 부진한 반면, 중국은 세계 최신 석탄화학 기술의 실험 무대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프로젝트가 가동 또는 시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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