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 속에서도 적기준공 위해 혼신의 노력 펼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변전소 건설현장은 해발 945m에 자리잡은 765kV 신태백변전소이다. 가장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입지조건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하는 환경 자체가 틀리다.
강원도 태백 지역의 거센 바람과 11월만 되면 쏟아지는 폭설로 인해 작업은 중단되기 일쑤다. 올해는 유난히도 계속된 비로 인해 공사는 한마디로 고난의 계속이었다.
부지선정 착수 후 민원 때문에 9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려야만 했지만 올해 유난히도 변덕스러운 날씨 덕에 더 큰 곤혹을 치러야 했다. 이제 곧 겨울이다. 태백의 겨울은 11월이면 시작이다. 영하 10∼2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과 싸워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악조건 상황 속에서도 적기 준공을 믿는 것은 765kV 신태백변전소 건설현장에 모인 이들의 피나는 노력과 풍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시공 참여사 관계자들은 지난 추석에도 고향에 가보지 못했다. 요즘은 한창 좋은 날씨 탓에 늦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주말을 현장에 반납했다. 이러한 이들의 노력 덕에 변전소 모습도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본지 취재팀이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은 후 현장을 떠날 때 받은 느낌은 바로 숨막히는 긴장 속에서 바삐 움직이는 이들의 손놀림 속에 국내 전력산업의 미래가 쥐어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공사현황

강원도 태백시 원동 산150-6번지. 부지면적 30만9,616㎡. 준공목표 2004년 9월.
이 세 가지 사항만 보더라도 건설 여건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 수 있다. 강원도 태백 산중턱에 위치해 있어 진입로 개설조차 어려웠고, 부지면적도 다른 765kV 변전소 부지의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공사개시 후 2년 1개월 만에 상업운전을 개시해야 하는 촉박한 공기를 충족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은 바로 절대 부족한 공기(工期)다. 이는 바로 민원에 기인한다. 신태백변전소와 관련 부지선정에 착수한 것은 93년 1월. 착수와 함께 시작된 민원으로 인해 최종 후보지를 확정하는데 까지 4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건설부지가 창죽동에서 통동으로, 통동에서 창죽동으로, 창죽동에서 원동으로 바뀌었다.
98년 8월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하고 99년 1월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을 받는 등 중간에 난관은 있었지만 그래도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역시 쉽지 않았다. 원동 주민들이 변전소에 진입 한전차량을 억류하는 것은 예사고, 환경단체가 변전소 부지를 매입, 등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한전은 주민 및 환경단체를 대상으로 전력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이해 설득에 나섰고, 변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시행으로 민원을 해결, 결국 2000년 12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후 부지정지공사가 착수된 것은 이듬해 6월. 그리고 같은 해 12월 변전공사가 착수됐지만 곧 민원으로 중단돼야만 했다. 그리고 실질적인 변전공사가 재개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그러나 막상 변전공사가 재기되자 이젠 험난한 입지와 날씨가 문제였다. 신태백 변전소 부지는 강원도의 험한 산악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발 945m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현장에서는 겪지 못했던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에 부딪치게 됐다. 변전소 부지까지 진입로를 개설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열악한 환경 때문인지 공사인력 수급도 쉽지 않았으며, 자재조달도 큰 난관이었다.
더욱이 지난 겨울에는 어느 해보다도 많은 약 3.4m의 적설량을 기록, 약 4개월간 공사를 중단해야 하는 어려움을 맛봐야 했다. 특히 올 여름엔 하루가 멀다하고 내리는 비로 인해 부지정지공사와 변전공사 현장 모두 일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았다.
따라서 작업 가능한 날 현장은 매우 부산하다. 부지정지공사가 이뤄진 후 변전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두 공사 모두 악조건으로 미뤄져, 지금 동시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도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한전 및 시공참여사 관계자들이 모두 신안성, 신서산 765kV 변전소 건설공사를 수행했던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현재 공정률은 42%.
현재의 주요공사는 765kV 주변압기 및 GIS(가스절연부하개폐장치)의 조립공사가 한창이며 362kV GIS의 기초가 진행 중에 있다. 또한 구내도로 포장공사 및 각종 설비를 콘트롤 하는 중앙제어동 건축공사 등도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이제 남은 시간은 내년 4월 시운전가업시까지 5개월 여밖에 남지 않았다. 이중 3개월 정도의 기간은 혹한으로 인해 작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현장에선 한전과 시공사가 작업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공기는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계속해서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혹한으로 작업을 중단했지만 올 겨울엔 여차하면 영하 수십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서 작업해 가압 목표를 달성한다는 각오도 돼 있다. 모두 국가 전력산업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런 각오도 스스럼없이 나온다.

▲건설효과

765kV 신태백변전소는 울진원자력단지의 5,6호기 건설에 따른 대규모 발전전력을 현재 동시에 건설중인 765kV 신태백변전소에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신태백변전소의 건설은 울진원자력단지와 수도권을 직접 연결하는 대전력 공급계통을 구축함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수도권지역의 전력수급 불균형 해소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765kV로 이뤄지기 때문에 345kV 송전용량보다 5배 정도의 대전력을 수송할 수 있게 되고 전압을 승압하게 됨으로써 계통의 고장용량이 감소하게 돼 차단기의 차단용량증가를 억제시킬 수 있다. 전력손실도 345kV에 비해 1/5 수준이어서 경제급전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765kV 변전소 건설의 경우 설계에서부터 시공단계까지 모든분야를 국내 기술진에 의해 추진하고 있어 국내 중전기 분야의 기술수준을 한층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기술력의 향상으로 해외전력시장 개척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공사관리

765kV 신태백변전소는 세계 최고수준의 계통전압에 걸맞는 건설품질 확보를 위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765kV 변전소 시공기준서'에 의해 공사 중에 있다.
특히 지난해 가압돼 운전중인 765kV 신서산, 신안성 변전소의 건설경험과 시운전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에 대해 대책을 철저히 강구해 건설함으로써 품질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철저한 공사관리를 위해 감리용역을 시행함으로써 현재 헤럴드엔지니어링(전기분야)과 동우기술단(기초분야)이 감리를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변전소에서 가장 중요한 기기라 할 수 있는 주변압기, 800kV GIS 및 362kV GIS는 기기설계 및 제작단계마다 한전과 제작자가 합동으로 디자인 리뷰 회의를 개최해 현장에 맞는 규격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고신뢰도의 설비운영이 가능하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시공참여업체

765kV 신태백변전소 건설공사 시공은 광성전업이 담당하고 있으며, 765kV 주변압기 및 362kV GIS는 효성이, 800kV GIS는 현대중공업에서 납품 설치하고 있다. 특히 효성과 현대중공업은 작업여건이 워낙 열악한 상태에서 빠른 진행을 이뤄내야 하는 만큼 모든 설치작업에 있어 방진룸을 설치해 최적의 여건을 만들어내면서 일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보호계전기 및 감시제어반은 태광이엔시가 담당한다. 태광이엔시(이성우)가 최근 765kV 신서산변전소에 이어 신가평변전소에 설치될 감시제어시스템의 개발완료 및 한전측의 종합적인 성능 및 기능시험에 통과돼 명실공히 극 초고압 설비 운전에 필요한 운영시스템의 핵심기술 보유업체로 평가받게 됐다.
이번에 공급 설치되는 감시제어시스템은 주처리 장치의 이중화로 현장데이터의 감시 및 조작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실제 계통상황과 똑같이 훈련할 수 있는 교육용 시뮬레이터를 구비해 고용량 변전설비의 효과적인 운전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
또한 감시제어 시스템과 같이 설치되는 예방진단 시스템은 전력설비의 이상 징후를 운전상태(On-line)에서 상시 감시하여 장래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진단결과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도록 설계됐다.
이 시스템은 감시제어시스템과의 데이터 공유로 신호처리 중복성 배제와 RLCU(Relay Local Control Unit)를 통한 보호계전기의 데이터를 받아들임으로서 보다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진단결과의 도출이 가능하다. 시스템은 별개로 구축되지만 내부처리 데이터의 공유로 실질적 통합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태광이엔시 회사 관계자는 "올해 공급되는 765kV 변전소의 감시제어 및 예방진단 시스템을 통해 변전소 운영시스템의 안정화와 기술력을 인정받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하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보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담당자에게 듣는다>

▲시공 담당 광성전업 김기욱 현장소장

신태백변전소 시공은 광성전업 김기욱 현장소장이 총괄하고 있다. 김 소장은 "작업현장 상황이 늦춰진 공기로 인해 매우 복잡하면서도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어 시공사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효성 등 참여사 모두의 협조가 없으면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소장은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데로 준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사와의 적극적인 협조를 향후 더욱 강화해 가압에 차질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소장은 촉박한 공기에서도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공정관리를 기할 것을 다짐했다.

▲주변압기 담당 효성 강일철 현장소장

효성 강일철 현장소장은 우선 주변압기를 신태백변전소 부지로 옮기는 것 조차 너무 힘든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160톤이 넘는 주변압기를 마산항-마산역-태백역을 거쳐 변전소 부지까지 옮기기 위해 바지선, 철도, 육송 등 모든 운송수단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 소장은 예전에 765kV 주변압기를 옮겼던 경험을 갖고 있던 터라 힘들었지만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현재 효성의 모든 인원과 장비가 신태백 현장에 다 모여있을 정도로 공기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IS 담당 현대중공업 박태근 현장소장

800kV GIS 납품 설치를 담당하고 있는 박태근 현장소장은 최선을 다할 따름이라고 말을 시작했다. 계속해서 날씨가 좋지 않아 공기가 많이 늦춰진 상태에서 적기 준공을 맞추기 위해서는 매일같이 작업을 해도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800kV GIS를 처음 설치해보는 현대중공업이기에 박 소장의 각오는 더하다.
박 소장은 "여타 GIS 설치장소에 비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고, 처음해 보지만 국내 전력산업에 일조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완벽한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소장은 현대중공업 GIS 제품은 수직타입으로 부지를 수평타입보다 1/8 정도만 차지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감리담당 헤럴드엔지니어링 송석원 단장

신태백변전소 감리를 담당하고 있는 헤럴드엔지니어링 송석원 단장은 예전에 한전 중부건설소에서 765kV 변전소 건설을 담당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경험이 많다.
이런 송 단장도 신태백변전소의 여건에 대해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을 한다.
송 단장은 "기후변화가 심하고 지상조건이 열악해 인원 및 장비, 자재 조달이 아주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송 단장은 한전, 시공사 감리단이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성공적인 완성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특히 송 단장은 "빨리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참여사들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우수한 품질이 나오도록 감리 또한 철저를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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