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설비 정비 전문회사 한전기공이 최근 인도 베마기리(Vemagiri) 복합화력 O&M(운전 및 정비)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전원자력 연료도 해외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잡고, 다양한 홍보전략을 통해 원전연료의 해외시장 개척을 준비중이다. 한전기술도 올해 안에 루마니아 원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전의 발전자회사가 아닌 한전기공,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등 자회사들은 점차 개방돼 가는 관련 시장에서 국내에서만 머무른다는 것은 곧 도태됨을 의미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정된 국내시장이 아니라 광활한 세계에서 이들은 최고의 기술을 인정받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이들은 WTO 체제의 출범으로 세계 경제의 국제화, 개방화 추세의 가속화와 전력산업의 무한경쟁시대 진입이라는 대세에 정면으로 부딪쳐 헤쳐나가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하려 하고 있다.

▲한전기공 : 원전정비기술 자립화, 글로벌 '다크호스'로 부상

과거 우리나라의 발전설비 정비기술은 막대한 로얄티와 기술료를 지급하면서 상당 부분 외국 선진기술에 의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발전 정비 전문 회사인 한전기공(대표 이경삼)은 과거 30년 동안 발전설비 정비를 전담해 오면서 쌓아 온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비기술의 자립화를 이루었고, 이제는 해외사업에까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기공이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한 지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지난 82년 이라크 바그다드 남부화력발전소 계획예방정비 공사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의 문을 연 한전기공은 이라크 Dibis발전소 복구공사 등 3건의 복구·운전 및 정비공사, 중국 광동원전 정비분야 기술용역, 필리핀 Malaya화력발전소 복구공사, 말레이시아 Tawau디젤발전소 O&M(운전 및 정비)공사,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냉각설비(Seawater Cooling System) O&M공사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그 명성을 해외 발전 정비시장에 알리기 시작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비 전문회사 설립 컨설팅, 인도 GMR디젤발전소 O&M공사, 호주 Bayswater 및 Eraring 화력발전소 터빈·발전기 계획예방정비공사, 인도 TBP 및 브라질 Termonorte복합화력 시운전 공사 등을 성공리에 수행했으며, 최근에는 필리핀 Ilijan(일리한)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경상정비 및 O/H공사를 수주해 성공리에 시행중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도 베마기리(Vemagiri) 복합화력 O&M(운전 및 정비) 공사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동안 활발하게 추진해 온 해외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마기리 O&M공사 계약 체결로 한전기공은 오는 2005년부터 6년 5개월 동안 인도 현지에 경상 사업장을 운영하며 베마기리 발전설비에 대한 총체적 운전과 정비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이번 베마기리 복합화력 O&M공사 수주는 한전기공이 앞서 시행한 2건의 정비공사를 통해 고객인 GMR그룹사와 확고한 신뢰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한전기공은 그동안 인도 GMR디젤발전소 운전 및 정비공사(1998년 7월∼2004년 2월)와 TBP 복합화력발전소 시운전용역(2000년 11월∼2001년 6월)을 완벽하게 시공하여 고객으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아 왔다. GMR사 경영진이 GMR발전소와 같은 계열사인 베마기리 복합화력까지 한전기공에 운영과 정비를 맡기는 결단을 내렸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한전기공 직원들은 그 동안 2건의 공사를 수행하면서 완벽한 서비스로 최선의 고객만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냈다.
한전기공의 활약은 원전정비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North Anna원전(미국) 및 Angra원전(브라질) 연료 교체, Salem원전 및 Diablo Canyon원전(미국) QDA(Qualified Data Analyst) 서비스, Tihange원전(벨기에) 및 Krsko원전(슬로베니아) 원자로 제어봉 안내관 지지핀(GTSP : Guide Tube Support Pin) 교체작업 등을 완벽하게 시행해 세계 원전 정비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한 바 있다.
특히 원격 정비용 검사 로보트 시스템인 ROSAⅢ(Remotely Operated Service Arm Ⅲ)를 이용한 증기발생기 튜브 플러깅 작업, 증기발생기 2차측 이물질 제거작업(FOSAR), 원자로 냉각재펌프(Reactor Coolant Pump) 정비 등을 완수해 한전기공의 뛰어난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통해 한전기공은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정비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러한 점은 최근 호주에서의 활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독무대로 여겨지는 호주 발전 정비 시장에서 한전기공은 보란 듯이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한전기공이 가격 및 기술평가에서 일본의 경쟁사를 당당히 제압하고 99년 호주 맥콰리 제너레이션사의 Bayswater화력발전소 4개 호기(600MW×4기)의 터빈/발전기와 주급수펌프에 대한 계획예방정비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2000년에는 호주 에라링 에너지사의 Eraring화력발전소 4개 호기(660MW×4기)의 터빈/발전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공사를 연거푸 따내며 호주시장에서 일본을 상대로 눈부신 승리를 거둔 것.
호주 뿐만이 아니다. 최근 브라질 Termonorte복합화력 시운전용역을 수주함으로써 치열한 국제경쟁을 뚫고 우리 기술진을 남미대륙에까지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한전기공은 아시아대륙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남북 아메리카 등 지구상에 있는 6대주 전체에 우리 기술진을 상륙시키는 눈부신 개가를 올림으로써 명실공히 세계 일류 플랜트 서비스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
한전기공이 이러한 위치까지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기술력 향상 때문이다. 한전기공은 선진국과 대등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미 지난 1990년부터 장기 기술개발계획을 수립하여 각종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한전기공의 전력정비 기술수준은 수력 및 원자력을 포함해 현재 선진국대비 95.7%에 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95.7%의 기술자립도는 정말 경이로운 것이 아닐 수 없다는 게 한전기공 관계자의 말이다.
이제 해외사업에 있어 한전기공은 거칠 것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감이 바로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 힘차게 느껴진다.

▲원자력연료 :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

지난 4월 한전원자력연료가 핵연료 생산 14년 만에 국산 핵연료의 핵심부품 등의 국산화를 이루고,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에 200만 달러 이상을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핵연료 제조·설계 및 손상연료 수리 전문회사인 한전원자력연료가 세계 최대의 핵연료 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핵연료 핵심부품인 지지격자 및 금형 75만 달러 수출을 성사시킴으로써 이미 수출한 엔지니어링 용역 수출 등을 포함해 200만 달러 이상을 미국에 역수출한 것.
당시 원자력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200만 달러라는 액수가 반도체나 자동차의 수출물량에 비하면 미약하기는 하지만, 아직 수출 초기단계라는 점 및 짧은 기간에 국산화를 이뤄 종주국인 미국으로 역수출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의미가 깊다며 박수를 보냈다.
한전원자력연료가 해외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은 불과 2∼3년 밖에 안 됐다. 2000년 김덕지 前 사장이 취임한 이후 기술고도화와 개량연료 개발, 부품 국산화 등 국제경쟁력 강화에 주력, 그 동안 수입에 의존해오던 64종에 이르는 부품 및 공정의 100% 국산화는 물론 소유권과 실시권이 확보된 개량 핵연료(PLUS7)를 독자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선진국과 대등한 핵연료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해외수출전략을 수립, 추진한 결과 2001년부터 Leaf Spring 수출을 시작으로 원자로심 설계 및 핵연료 설계 용역 등 엔지니어링 용역 수출, 지지격자 및 금형에 대한 수출을 연속적으로 성사시킴으로써 수출 200만불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現 한전원자력연료 양창국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원전연료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홍보전략을 통해 원전연료의 해외시장 개척을 준비이다.
양창국 사장은 일본이 일부 원전연료 시장의 개방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만, 일본 등을 대상으로 원전연료 완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전략을 현재 수립중에 있다며 우리의 제품과 공급가격이 국제 수준에 근접한 만큼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바 있다. 양 사장은 해외수출을 위해 국산화되지 않은 핵연료 부품의 국산화 추진과 함께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한전원자력연료는 경영진의 해외시장 진출 강화 계획으로 향후 좀더 적극적인 도약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핵연료의 핵심부품, 엔지니어링 수출뿐만 아니라, 이산화우라늄(UO2) 분말, 2009년부터 양산 계획인 지르코늄 합금튜브, 중수로 핵연료 및 경수로 핵연료 등의 수출을 추진 중에 있어 국산 핵연료의 수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전기술 : 설계시장도 진출한다
한전기술은 국내 각종 화력, 원자력 발전소를 비롯한 에너지관련 설비 및 기타 대형 프로젝트의 종합설계, 시공, 구매, 사업관리 등 엔지니어링 업무 전반에 걸쳐 고도의 기술집약적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에 있어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
지난 96년 필리핀 말라야 화력 1,2호기 성능복구 기술용역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한 한전기술은 이후 수십건에 달하는 다양한 해외 기술용역사업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 2001년에는 캐나다 Fording Coal사가 캘거리시 인근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500MW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의 설계기술분야에 참여함으로써 한국표준형 500MW 석탄화력발전소 설계기술을 해외에 수주하는 최초의 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전기술은 필리핀 일리한 500kV 옥외철구형변전소(Switchyard) 설계, 구매, 시공 및 시운전을 포함한 턴키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 Sawamlah/Al-Leith 변전소 제어 및 보호설비 설계 및 기자재 공급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 동안 발전소 설계기술 자립 과정을 통해 풍부한 경험과 선진 기술을 축적한 한전기술 기술인력의 실력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어 이에 따른 사업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재 대만에 신규로 건설중인 Lungmen원자력발전소 기술지원 용역을 비롯, 미국내 가동 원자력발전소의 유지보수 및 성능개선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Bechtel사 및 S&L사에 기술인력들이 파견돼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신규원전 건설 추진과 관련한 사업으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한전기술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해외사업 추진을 늦우지는 않는다는 계획이다. 한전기술 정경남 사장은 세계시장 진출과 관련, 시장 자체가 주춤한 상태지만 올해 안에 루마니아 원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으며, 중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도 어렵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멈출 수는 없다며 지속적인 진출 노력을 펼칠 뜻을 내비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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