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성장동력' 역사 바꾼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째는 무엇을 창조하는 소수의 사람이요, 둘째는 무엇이 창조되는지를 구경하는 수많은 사람이요, 셋째는 무엇이 창조되는지를 모르는 대다수의 사람이다. 우리에게는 무엇을 창조하는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다" -나콜라스 뮤레이 바틀러

과거의 역사는 소수의 사람들이 창조한 산물에 의해 쓰여져 왔다. 그리고 이는 21세기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으면 세상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역사를 바꾸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력산업에 있어서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해 전력산업계는 지금 역사를 새로 쓰려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동안 전력산업의 경우 전체적인 분위기를 설명할 때 보통 '보수적'이라는 단어를 많이 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 단어가 점차 바뀌고 있다. 변화가 일어나고, 개혁이 이뤄지면서 '개방적'인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자연독점적이던 시장이 소비자 중심의 구도로 바뀌고, 경쟁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과 수익성이라는 시장경제의 원리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깔려 있기는 하지만,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그리고 필요에 의해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이는 그만큼 '무엇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전력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전이 새롭게 태어나려는 노력을 시도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그리고 신호탄은 강동석 한전 사장이 쐈다. 지난해 5월 취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강 사장은 계속해서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변화를 한전 전 임직원에게 요구해 왔다. 이제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그리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따라 올 수 있을 정도로 변화해야 한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에 따른 후속조치로 강 사장은 강력한 윤리경영을 추진했으며, 입찰제도도 파격적으로 개선하고, 한전의 인사제도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했다. 이러한 강 사장의 방침을 박희갑 부사장, 이희택 기획본부장, 함윤상 관리본부장, 김영만 영업본부장, 정태호 송변전사업본부장, 윤맹현 대외사업본부장 등이 뒷받침하고 있다. 안왕선 감사는 철저한 감사업무를 통해 한전의 기강을 다잡고 있다.

무엇보다 직원 전체가 그 뜻을 알고 잘 따라줬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한전에 대한 외부인들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과거의 한전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이들이 많아졌다.
한전의 이러한 변화에 자회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특히 발전자회사들의 경우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한수원 정동락 사장, 남부발전 이임택 사장, 남동발전 윤행순 사장, 중부발전 김영철 사장, 서부발전 이영철 사장, 동서발전 이용오 사장 등은 처음으로 경쟁 개념이 도입된 발전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경영합리화를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전력그룹사의 변화는 전기공업계, 전기공사업계 등 관련업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관련업계에서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관행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계속해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새로운 판로를 찾아 해외시장을 연신 두드리기도 한다.

특히 국내 중전기기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 김영남 부사장, 효성 김재학 중공업PG장, LG전선 한동규 사장, LG산전 김정만 사장 등은 수출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인물들이다. 최근 일진(주)을 흡수합병한 일진전기 홍순갑 사장은 요즘 비수익 사업을 매각, 정리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시장이 변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독자적인 기술 하나 없이 시장에서 나눠먹기식으로 경영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음을 말이다. 중소기업들 중에서는 케이디파워 박기주 사장이 눈에 띈다. 항상 치열한 기술 개발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해온 박 사장은 올해 수배전반 역사상 최고의 쾌거라 불리는 '복합기능형 수배전시스템'을 개발해냈다. 40여년간 발전기 분야에만 매진해 온 보국전기공업의 곽기영 사장도 최근 디지털제어발전기 개발에 성공, 전력산업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전기공학계의 변화는 혁신적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IT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전력과 IT를 접목한 새로운 연구분야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야들을 전기공학 관련 교수들이 놓치지 않고 잡아내, 전력산업 기술의 일보전진을 예약해 놓고 있다.

전력계통 분야에서는 서울대 박종근 교수(인공지능을 전력계통에 응용), 연세대 문영현 교수(자동화 고장진단 시스템 개발), 명지대 이승재 교수(첨단 보호제어기술 개발) 등이 활약하고 있으며, 전기기기-에너지변환시스템 분야에서는 충남대 이은웅 교수(단상 디스크형 SRM 국내 최초 개발), 조선대 백형래 교수(잔류자계를 이용한 속도 검출용 자계센서 개발)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서울대 한민구 교수는 600V급 MOS 구동 사이리스터를 개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고, 서울대 권욱현 교수도 세계자동제어연맹의 차기회장으로 선출, 명성을 대내외에 높였다.

이처럼 전력그룹사, 관련 업계 및 학계 등 전반적인 전력산업계는 지금 변화중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물결에 각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주도가 돼 참여함으로서 소용돌이처럼 점차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인물들이 시장상황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을 스스로 형성하려고 한다는데 있다. 이처럼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려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에 전력산업의 미래는 더욱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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