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민감은 품목 바이어와 가격 협상 난항
KOTRA, “수출업체 중장기 대책 마련 시급”

KOTRA는 최근 ‘주요국 환율변동에 따른 해외시장 동향과 진출여건’ 보고서를 발간하고, 원화강세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수출기업들의 중장기적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KOTRA가 해외 주요 거래선들을 접촉해 본 결과 작년 하반기와 올 초에 우리기업으로부터 10% 이상의 가격인상을 요청받은 바이어가 많았다. 작년 연말 원달러 환율이 연초대비 8.0%, 연중 고점인 5월 24일 대비 10% 이상 절상된 점을 감안할 때 환율변동이 가격 인상 요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시장침체 영향으로 바이어들은 과거보다 가격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동차, IT 제품 등은 아직까지 영향이 덜하지만 소비재, 부품, 섬유 등은 가격이 5~10% 이상 인상될 경우 어쩔 수 없이 중국 등으로 구매처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바이어가 많았다.

실제 대만의 한국산 자동차 부품 수입상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까지 내려갈 경우 부득이 중국산 모조부품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대체로 우리기업들은 10% 이상 인상을 요청하는 반면, 바이어들은 5% 이상 수용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입장차가 적지 않다 보니 단가협상이 쉽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마저 약세다 보니 우리 제품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기업에 따르면 한국산 기계는 일본산에 비해 최대 20% 가량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엔저로 일본 기업들이 할인에 나서고 있어 최근 그 격차가 10%까지 줄어들었다.

브랜드 인지도에서 여전히 앞서는 일본 기계에 대한 바이어들의 선호가 강해질 수 있으며, 이미 엔화는 2012년 연초대비 11.5% 약세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엔저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현상심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원화가치 급변동이 향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환율 리스크에 중소기업이 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환율변동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KOTRA 관계자는 “환율변동 효과는 통상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 해외 현장에서 포착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단기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환 변동 보험가입 등으로 환 헤지 노력을 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파워 향상, 수출시장 다변화 등 수출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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