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전반을 위시한 전기조합의 4대 단체수의계약품목의 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수배전반이 상위 업체 배정 비율을 1.3% 초과해 소명과 재실사 과정을 거치는 해프닝을 겪었고, 그 이전에는 이사장의 배정 비리가 사실로 확인돼 이사장의 배정참여 금지와 ‘특별관리조합’ 선정이라는 불명예를 당하기도 했다.

전기조합은 이러한 일련의 사태의 시급성을 인지해 김영종 대농산업전기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단체수계 특별대책위원회’를 결성, 수배전반 등의 품목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전기조합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도 자유토론회를 열어 조합집행부에 협조하기로 하는 등 오랜만에 전기조합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기자가 본 코너에서 줄곧 촉구한 것도 외환을 맞았을 때는 내분을 접고 외환에 먼저 협력 대응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조합이 서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보이는 사실만으로 전기조합의 미래가 밝다고 이야기하기 힘든 면이 있다. 혹자는 ‘잘못을 따지는 것은 차후로 미루고 우선 단체수계부터 살리자’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잘못을 한 사람의 반성하는 태도와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잘못을 저지른 자가 뒤로 빠져있고, 오히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앞서 문제를 해결한다면 이는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그렇다면 누구의 잘못으로 배정비율이 초과됐으며, 특별관리조합으로 지정됐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조합원들에게 사과나 유감의 뜻을 표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 전원 사퇴한 이사진 명단에서도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조합이 위기에 처한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고 있을까. 아니면 자신은 결백한데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할까.

정말 그의 머리 속이 궁금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해명이나 사과를 듣고 싶다.

양현석 기자 kautsky@e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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