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서울국제전력시장컨퍼런스 개최
계통운영 노하우·위기 극복 기술 개도국에 전수

전력에너지시스템의 효율화 방안을 개도국과 공유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 전력거래소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 주요국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이사장 남호기)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제9회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서울국제전력시장 컨퍼런스(SICEM)는 예년의 정책 주제 토론 위주에서 외연을 확대한 전력산업 비즈니스 컨퍼런스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한·개도국 전력산업 동반성장을 위한 지구촌 행복 찾기’를 주제로 열렸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우리나라가 전체에너지의 97%를 수입해야 하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고 그 바탕에 양질의 전기를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한 전력산업이 있었다”며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인도, 미얀마, 몽골 등의 전력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지속되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 전력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전력산업의 성장세가 더욱 뚜렷하다”며 “전력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그 잠재력을 증명하는 만큼 한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전력분야 정책당국자와 주요기관 전문가들간의 다각적인 협력에 기반한 해외 사업 개발과 동반성장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지역에서 초청된 에티오피아, 인도, 몽골, 미얀마 지역 전력산업 책임자들이 그들 국가 전력 인프라 현황과 주요 과제 및 한국과의 협력방안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서는 메쿠리아 레마(Tulu Mekuria Lemma) 에티오피아 전력공사(EEPC) 부사장은 지리적으로 북아프리카`남아프리카`유럽을 연결하는 아프리카-유럽 송전망 연계 프로젝트 구상을 밝히면서, 단기적으로 발전설비와 송전설비의 확충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레마 부사장은 “에티오피아의 전력산업이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설비 건설 등 하드웨어 분야뿐만 아니라 전문 기술·관리 인력의 양성과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마노하르 라우트(Manohar Gavindrao Raoot) 인도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급격한 수요 증가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의 전력 시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수입석탄 사용 증가에 따른 전력비용 상승 문제와 인도 전체 설비의 30%를 차지하는 민간 발전사업의 현황 및 송전망 투자 확대 필요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

전력거래소와 인도 전력거래소는 지난 1월부터 인도 전력회사 전문 인력에 대한 150만달러 규모의 공동 교육사업을 추진 중이며, 전력거래소와 인도 전력거래소 사이의 비공식 CEO 미팅을 통해 사업 시행이 거의 확정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 번째로 발표에 나선 초트바타르 한드수렌(Tsogtbaatar Khandsuren) 몽골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풍부한 에너지 부존자원에도 불구하고 낙후된 전력설비와 수요 급증으로 인해 주기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몽골의 전력산업 최근 현황과 2001년 제정된 몽골에너지법에 단행된 전력산업구조개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력시장 도입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초트바타르 이사장은 남호기 이사장과의 11일 CEO 회의를 통해 최근 몽골에서 전력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600㎿ 석탄화력 건설과 연계, 한국의 EMS 기술과 시장운영기술을 전수받고 싶다는 의향을 표명한 바 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치 소(Kyee Soe) 미얀마 前 전력부 차관보는 미얀마의 주력 발전원인 수력 분야의 손꼽이는 정책 및 기술 전문가로 최근 경제개방을 통해 해외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미얀마의 향후 전력수급 전망과 구체적인 사업 승인 절차 및 구체적인 사업 프로젝트에 대해 상세한 발표를 진행했다.

주요 발전원인 수력이 북부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인구의 대부분은 남부(양곤 약 7백만 거주)에 거주 하고 있는 미얀마는 전력공급 차질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500㎸급 송전선로 건설이 추진 중이다. 전력거래소는 미얀마와의 전력분야 동반성장 협력강화를 위해 치 소 前 미얀마 전력부 차관보를 전력거래소 명예자문관으로 위촉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한국의 해외진출 사례 발표와 함께 지난 50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며 축적한 전력산업 기술과 노하우를 이들 국가와 공유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세션에서 국내 연사들은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전력분야 해외 사업이 결실을 맺기 위해 국내 정부 및 국제 금융 기관의 지원 자금 활용한 사업 추진을 통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해외 기관들의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해외 사업을 통해 단순히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을 통해 해외 협력기관 및 업체,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기업에 대한 호감도 및 신뢰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글로벌 오픈 마인드로 해외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해외 진출시 해외 현지에 대한 기본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면 현지의 협조적인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 현지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가지고 오픈 마인드로 현지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홍두표 전력거래소 미래전략실장은 전력거래소의 국제협력 활동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과 협력 방안을 소개하면서 국내 비영리 전력분야 전문기관인 전력거래소가 국내 전력산업에 축적된 노하우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과 공유하는데 적극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홍 실장은 이 계획을 ‘e-Happy Project’라고 밝히면서 전력분야 기술 및 노하우 공유를 통해 한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이 모두 행복해지자는 뜻이라고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유상희 동의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의에서는 한국과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의 전력산업이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패널로 나선 박문희 대성에너지 이사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신재생 에너지 위주의 분산형 전력 시스템 구축이 유망하다”며 “국가별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사업의 경우 정부의 역할이 크고 사업절차나 국가별 현지 사정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조급히 서두르는 방식보다는 차분히 상대 국가의 신뢰를 얻어가는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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