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분할 논리적 저지"

전국전력노동조합(위원장 김주영)이 오는 24일 창립 57년을 맞아 21일 오전에 한전 본사 대강당 및 전 사업소에서 창립 기념식을 갖는다.
이날은 지난 46년 11월 24일 경성전기노조(경전자치노조)가 창립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당시 전력노조는 3사로 분리돼 있었다. 경성전기노조(경전노조), 조선전업노조(전업노조), 남조전기노조(남전노조) 등 3개의 노조가 각각 결성 활동을 벌였다. 이후 61년 7월 1일 전기 3사가 통합해 한국전력주식회사로 출범하면서, 같은 해 8월 22일 한국전력노동조합이 창립됐다.
전력노조의 57년 역사 중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전력산업구조개편이라고 볼 수 있다. 전력노조는 지난 99년부터 정부의 전력산업구조개편 추진에 대항해 싸워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발전분야 조합원들이 분리돼, 발전노조가 결성되는 등 숱한 역경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 전력노조는 배전부분 분할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전력노조 사무처장이면서 정치위원회 위원장, 남부지회 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최준상 사무처장을 만나 역사 및 현재 상황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예전과 지금 전력노조를 비교하면.
과거 초기에 전력노조는 좌익과 우익이라는 개념이 적용된, 즉 정치성을 가진 노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모습이 모두 사라졌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현재 조합원들은 사회 변화에 따라가면서 의식이 상당히 조합간부들과 같이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조합원 자신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조합이 된 것입니다.
반면 조직력 부분에서 있어서는 과거에 비해 다소 약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회자체도 핵가족화 되면서 개인의 개성이 강해져 전체를 표용하면서 함께 나아가는게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 전력노조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데, 행동으로 옮기는데는 좀 방관적인 자세를 갖는 조합원들이 많아졌다고나 할까요.

▲코드론적 관점에서 현 경영진과의 관계는.
일부에서는 노사간에 코드가 맞는다는 얘기도 합니다만, 사실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합의를 끌어내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노사간의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서로 상대를 인정하는 마인다는 형성돼 있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다른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과거 경직된 관계보다는 많이 완화됐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있어서 그런지, 노사간의 결론은 많지 않고, 노-정간의 결론이 되레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배전분할과 관련한 공동연구단이 구성됐는데.
배전분할과 관련해 노사정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공동연구단에게 시간을 주고,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을 갖고 배전분할의 방향을 잡아간다는 취지입니다.
공동연구단은 노사관계를 물리적 충돌이 아니고 당위성 및 문제점을 갖고 논리적으로 하나씩 풀어나가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조합의 가장 큰 현안은.
당연히 배전분할 문제입니다. 배전분할 문제는 한전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는 갈림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합은 배전분할을 저지하겠다는 것이 당연 1순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한전은 세계적으로도 우위에 있는 전력회사입니다. 무조건 분할 경쟁해야 한다는 논리로 잘되고 있는 부분을 분할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구심마저 듭니다. 지금까지 질 좋고 값싼 전기를 국민들에게 불편함 없이 잘 공급해 왔거든요.
이처럼 배전분할에 매진하다 보니, 조합원사이에서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배전분할 문제가 중요한 만큼 조합원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를 해줬으면 합니다.

▲임금인상분이 3%에 머무르게 됐는데.
한전 직원들의 임금은 정부투자기관 중에서 중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가 책임경영제를 강조하면서 일정 틀에 묶어 놓고 관리하려하다 보니 회사나 조합이나 운신의 폭이 좁하지는 것입니다. 아니 경영이 좋아지면 그만큼 임금을 인상하는 등 운신의 폭이 넓어져야 하는 것 아주 당연한 것 아닙니까.

▲현 노조본부에 대한 평가는.
사실 지난해 김주영 위원장을 비롯, 노조본부 간부들이 들어설 때 '뭐 달라지는게 있겠어' 하면서 반신반의 하는 조합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을 비롯한, 전 노조간부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 지금은 그 벽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노조본부 및 간부들이 신뢰성을 많이 회복한 것이죠.

▲전력연대에 대한 견해는.
궁극적으로 전력그룹사, 동일업종 등의 노조가 하나가 돼 하나의 산별노조가 돼야 합니다. 지금은 서로 떨어져 있다보니 하나의 가지 밖에는 안됩니다. 굵은 기둥이 돼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려면 크게 에너지 분야가 산별노조로 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이야 어디 한 두 가지겠습니까만은, 어쨌든 믿고 선택해 준 만큼 끝까지 믿고 도와줬으면 합니다. 특히 배전분할 저지는 전력노조의 최고 목표인 만큼 조합원들의 많은 노력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