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진흥회, 18일 연구용역 결과 설명회 열고 대응 방안 발표
8대 핵심기술 분야 집중 육성·FTA 대응 방안·GPA 전략 등 포함
9월 경 정부 차원의 ‘중전기기 산업 발전 전략 로드맵’ 수립 예정

▲ 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18일 개최된 ‘중전기기 산업 Global 경쟁력 강화전략 수립’ 연구 용역 결과 설명회에서 이번 용역을 맡아 수행한 와이즈포스트 박정표 이사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점도 분명…대응책·전략도 뚜렷핵심은 ‘실행 여부’

한국전기산업진흥회(회장 장세창)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6개월간 진행했던 ‘중전기기 산업 Global 경쟁력 강화전략 수립’ 연구 용역 결과에 대한 설명회를 18일 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제3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는 전기기기 산업의 장기적인 비전과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최근 우리 전기산업계에 대두되고 있는 한-중 FTA, GPA 양허품목 확대 등 시장개방 움직임에 대한 대응방안을 도출하고자 대기업 6개사와 전기진흥회가 중심으로 시작한 연구용역이다. 

진흥회는 이번 연구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전기·전력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와이즈포스터’를 수행기관으로 선정, 수차례 회의를 통해 연구의 방향 및 내용을 검토하면서 최종 보고서를 도출했다.

연구용역 보고서는 ‘2020년 수출 400억불, 세계 5대 중전기기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중전기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추진 과제로 △제품·기술 혁신을 위한 8대 핵심기술 분야 집중 육성 △시장·마케팅 혁신을 위한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 강화 △사업모델 혁신을 위한 산업구조의 글로벌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대기업에게는 단순한 제품 공급자를 넘어 제품과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술을 결합한 ‘Total Solution Provider’ 역량 확보를, 중소기업에게는 제품의 차별화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해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에게는 중전기기 산업에 대한 정책적인 관심도를 높이고 대외 원조 프로그램이나 자원 외교 시에 상대 국가에 전력인프라 구축 시범사업 지원과 중전기기 R&D 자금 확대를, 또한, 한전에게는 △해외 시장 진출 협력 △한전의 기술력에 대한 브랜드화를 통한 독자적인 기술기준 수립 △상호주의에 입각한 국제 입찰 개방 등을 제언하고 있다.

진흥회 측은 “이번 연구용역으로 중전기기 산업이 신정부 ‘창조경제’의 핵심 요소인 창의성 있는 기술과 ICT가 접목돼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산업을 강화하는 미래 선도 산업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산업을 전담하는 전자전기과가 새로이 부활하고 전력수급 등의 문제로 중전기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용역이 수행된 것은 매우 시의 적절했다고 판단되어 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흥회에서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과 중전기기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전략과 구체적인 방안을 이끌어 내고, 전기연구원과 협력해 연내에 중장기 기술 로드맵 수립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용역 결과 주요 내용.

◆ 중전기기 산업 현황 = 전 세계 중전기기 시장은 2011년 기준으로 약 6100억 달러, 한화로 약 670조원 규모이며 수출입 모두 10% 내외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산업이다. 이 중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수출에 있어서는 2.9%, 수입 부분에서는 3.3%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의 비중이 가장 크고, 아시아, 북미가 뒤를 잇고 있다. 최근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기고 있는 지역은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으로 세계 중전기기 시장에서도 신흥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국내 중전기기 산업은 출하량 기준으로 2011년 27조원을 기록, 전체 제조업의 1.0%를 점하고 있으며, 경기에 큰 변동 없이 높은 성장세(최근 5년간 평균 11.8%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사업체 수는 2008년 이후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증가세는 높지 않은 수준이며,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아 사업체 당 출하액이 전 제조업에 비해 낮은 것이 특징이다.

국내 중전기기 시장은 약 28조원(2012년 기준 추정 금액)으로 연평균 약 10.5% 증가하고 있으나, 수출 비중은 19%로 내수 비중이 매우 높다.

경쟁력의 경우 선진국을 100으로 봤을 때 2012년 기준으로 국내의 가격은 85 수준이며, 중국은 6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술력은 국내는 90, 중국은 79 수준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보고서에서는 기술개발 동향과 관련, 중전기기 산업의 경우 스마트그리드, 초고압 송전기술, 신재생에너지, 전력분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중전기기 시장 전망 =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전력산업의 경우 2035년까지 약 22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며, 주요 국가들은 에너지 안보 확대와 경기부양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전력산업을 육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전기기 산업은 2015년까지 연평균 약 9%의 높은 성장을 기록한 후 2020년까지는 약 3% 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송배전 시장의 경우 향후 중국이 신규 1조3870억 달러의 신규 수요에 따라 가장 큰 중전기기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은 교체 수요 비중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전분야 중전기기 시장은 향후 2020년까지 5~6%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중전기기 시장의 경우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대형 전력 인프라 구축이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신흥국의 중대형 송배전 인프라 수주 확보를 위해서는 수주실적 확대와 제품과 서비스의 수직적·수평적 통합인 ‘Total Solution Provider’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FTA 대응 전략 =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으로 EU 외 9개 국가와 FTA를 체결했으며, 중국 외 8개 국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의 FTA 체결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했으나,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보호무역조치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최근 2년간 무역조치 건수가 증가한 가운데,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한국 제소 비중이 70% 수준에 이른다.

특히 한국 중전기기 제품의 해외 수출이 크게 증가하게 되자 해외 선진 기업들의 반덤핑 제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최근 2건의 반덤핑 판정을 받았고, 1건은 현재 조사 중에 있다. 이처럼 선진기업이 한국 기업을 제소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현재 중전기기 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한·중 FTA와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으로 나왔다. 먼저 한·중 FTA로 국내 중전기기 시장이 개방되면 중국 업체뿐만 아니라 유럽 선진 업체 제품까지 시장을 개방하는 형태가 돼 중전기기 산업은 Nut-Cracker가 될 가능성이 어느 산업보다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중국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중국 생산법인들이 한국의 느슨한 입찰조건을 활용해 국내 시장을 적극 진출, 수출입구조가 급격히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전기기 산업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략적 저가 수주, 핵심기술 관련 지적재산권 확보 등 국내 중전기기 업체의 산업기반을 붕괴시키기 위한 경쟁업체들의 우회전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한·중 FTA에 대응해 국내 중전기기 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요처의 다변화, 원가절감, 관세철폐 유예 등 무역 거래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품목별로는 변압기, 전선 등은 기술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요구되며, 이외 품목들은 수요처 확보, 기술개발 협력, 정책적 보호 등의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GPA 대응 전략 = 우리나라의 GPA 현황을 보면, 전력, 철도, 가스 등 주요 인프라 관련 품목은 제외돼 있다. 한전에서는 HS Code 8504, 8535, 8537, 8544(변압기, 차단기, 배전반, 전선) 품목 등을 양허품목에서 제외하고 있다. 문제는 한전이 이러한 중전기기 품목을 언제까지 제외할 수 있느냐 인데, 보고서에서는 그 양허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중전기기 시장 개방이 국내 업체들의 우수한 거래실적 확보를 어렵게 할 거이며, 또 이는 HVDC 등 고부가 제품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유럽의 GPA 가입국 대부분이 상호호혜주의 원칙을 활용해 한국의 중저니기기 제품 구매를 제한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중전기기 품목의 경우에는 양허가 필요하지만, 대비를 갖춘 후에 양허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현지화 전략과 국내 시장 방어를 위한 자본축적 및 기술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대국에 상호호혜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이고 있다.

◆ 중전기기 산업 전략 = 현재 국내 중전기기 산업은 생산능력, 기술수준, 수주실적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국가별 배타적 기술인증체계와 PQ조건 등에 의해 적극적인 수출 확대가 힘든 상황이다. 이에 국내 중전기기 업에츼 경우 제품·지역의 다변화 수준, 기술 개발, 원가 관리 등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중전기기 산업 전략 수립을 위해 △제품 수출 중심의 사업모델을 지양하고 다야한 역량을 결합한 전략 실행 필요 △보유 기술 조기 사업화와 기술 진입장벽 해소 등 국가 외교적 차원의 전략 실행 필요 △기술격차 해소(Two-track 기술전략)와 풀턴키 역량 확보, 토탈솔루션 수출화 전략 필요 △산업구조의 선진화와 강소기업 육성 필요 등 다양한 전략 대안들을 도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수출 연평균 15% 성장을 통한 2020년 400억 달러 달성, 세계 시장 점유율 10% 달성, 2020년까지 20만명의 신규 고용창출 등을 전략목표로 제시했으며, 최종 비전으로는 ‘2020년 세계 4대 중전기기 강국 실현’을 제시했다.

그리고 중전기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의 추진 과제로 8대 분야 집중 육성,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 산업구조 글로벌화를 선정했다. 먼저 8대 핵심기술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기반기술 △절연재료(친환경/초고압) △스마트그리드 △전력효율성 △전력인프라 서비스(EPC) △전력계통 SW 기술 △해저케이블 등 해양 관련 기술 △HVDC 기술 등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업계의 지속적인 R&D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융합돼야 한다고 적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추진전략으로는 수주역량 강화, 브랜드 파워 강화, 지역별 최적화, 개발자금 활용 등을 추진전략으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지중케이블, HVDC 등 국가 전력 효율성과 안정성에 중요한 인프라 사업 추진을 통한 국가와 기업의 윈-윈 전략 추진, 한전 구매시 인증 및 검사 기준의 세계 최고 수준 유지를 통한 한전 기술의 브랜드화 추진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끝으로 사업모델 혁신 전략에는 세계적 수준의 전력계통 운용 노하우와 중전기기 제품 공급을 결한 ‘Total Solution Provider’ 역량을 확보하고, 대·중소기업의 상생구조 구축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제시돼 있다.

◆ 향후 활용 방안은 = 문제는 이번에 제시된 연구용역 결과가 그냥 결과로 그치느냐, 아니면 정부의 현실 정책에 반영되느냐에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에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중전기기 산업 발전 전략이나 R&D 로드맵이 부제하다며, 중전기기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사업으로 장기적인 기술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전기과 정병찬 사무관은 “이번 연구용역결과 등을 바탕으로 9월 경 중전기기 발전전략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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