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접어들면 골퍼들은 휴식기간으로 생각하고 실내 연습장으로 많이 모인다. 필드에 나가 라운드해 보아도 거리감이 없고, 볼의 바운스가 일정치 않기 때문에 중급 이상 골퍼는 정확한 거리를 잡지 못해 자기 스윙이 옳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고 샷 감각을 잃기 쉽다.

일전에 금년시즌 마지막 초청시합인 프로 타이거우드 주최 PGA에서 우리나라 최성주 선수가 선두 어니엘스와 1타차로 따라가다 폭우로 인해 샷이 흩어지고, 패팅이 난조를 보여 계속 11언더파에서 6개의 보기를 범하는 실수를 해 역전승을 넘보던 희망이 사라지고 6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것도 좋은 성적이긴 하다. 필드와 잔디가 우천시에 프로골퍼들도 샷감각이 나쁘게 되는데 하물며 아마추어 골퍼들이 겨울철 얼어붙은 잔디에서 좋은 감각의 샷은 애초에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싱글 골퍼는 샷의 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 영하의 날씨에는 클럽을 접어두고 쉬고 만다. 운이 좋은 일부 인사들은 골프 비용 값이 비싼 제주도를 피하고 값이 싼 동남아 골프 여행 패키지에 가입해 겨울을 지나고 돌아오기도 한다.

동남아 지역으로는 중국(곤맹, 해남도, 하문, 성도, 계림), 일본(후쿠오카, 구마모도, 미야자키, 오이타, 가고시마), 태국(치앙마이, 써제임스, 파타야, 컨차나브리, 로얄젬, 방파콩), 필리핀(마닐라), 뉴질랜드, 호주, 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많은 주변국들이 한국의 골퍼들의 유치에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편승해 대한항공, 아시아나와 주변국 항공사들마저 경쟁하여 전세기를 내놓고 있다.

이러한 실정을 정책 당국자들이 직시해 국내유치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데 제주도 골프 관광마저도 손을 쓰지 않고 높은 입장료를 고수해 많은 골퍼들을 해외에 내보내고 막대한 외화를 유출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세관 당국의 골프채 검사 정도로 해외골퍼 유출을 막는 정책치고는 치졸하기 짝이 없는 정책이다.

가까운 일본에 가서 그들이 어떻게 한국의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회원권을 갖지 않은 골퍼가 하루 라운딩에 소요되는 비용이 20만원(음식값 포함) 소요되는데 주변국에서는 일일 평균 먹고자는 비용을 포함해 8만원 이하라고 하니 경쟁이 되지 않는 것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요 처갓집 떡도 싸야지 사먹는다는 말이 있고, 한번에 수입을 올리려하지 말고 박리다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여기에 따른 부수적인 소비산업과 관광산업이 증진되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이치인 것이다.

우리나라 골프장 가운데 유일하게 겨울철에 얼지 않는 곳은 제주도뿐인데 이곳을 잘 활용해 제주도의 아름다운 환경과 멋진 풍광을 널리 알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우천시 비와 바람을 제외한다면 제주도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곳도 없을 것이다. 사철 낚시가 가능한데다 숙박시설이 완비돼 있으며, 생선이 풍부하게 공급되는 이곳이야말로 천혜의 조건이 아닌가 말이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가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자가 된다던가. 동남아 국가를 돌아볼 때마다 우리가 좀 더 분발해 주변국가보다 보다 친절하고 상냥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자연환경을 훌륭하게 다지고 가꾸어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해 가지고 있는 외화를 유출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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