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달리 대선 앞두고 정부·공기업 투자위축, 비용절감 추진 노력 등으로 업계 어려움 극심

비용절감 추진 노예년과 달리 4/4분기 전력기자재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관련 업체들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와 한전을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하루 빨리 구매 및 공사입찰을 최대한 늘려주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연말이 포함돼 있는 4분기에는 정부나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올해 책정한 예산과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대거 입찰을 시행하기 때문에 1∼3분기 평균보다 매출이 20∼30% 올라가는 것이 당연시 돼 있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에는 달랐다. 예년의 경우 4분기에 밀어내기식 프로젝트 입찰이 잇따르면서 3분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지만 올해는 이러한 추세가 크게 감소,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4분기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력기자재 관련 대기업은 물론 중소제조업체, 공사업체 모두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예산을 줄이려는 기업들이 계획된 사업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4분기 매출은 되레 평소보다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오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입찰을 아예 않거나 최소화하고 있어 업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대 구매처인 한전과 각 발전회사를 비롯한 전력그룹사들이 올해 경영혁신을 추진하면서 예산을 다써야 다음해에 더 많은 예산을 따낼 수 있다는 분위기 대신 비용절감이 최고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분위기로 많이 전환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중전기기업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선거와 관련 한전을 비롯한 공기업들이 대량 구매 및 공사 입찰을 할 경우 선심성 자금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초 계획돼 있는 입찰도 최대한 연기하고 있는 듯 하다"며 "하지만 연말 특수만 기다리고 있던 업계의 기대를 감안한다면 지금이라도 예산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연말은 기업에 있어 직원들 상여금 지급과 결산 등 자금 확보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인데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기업을 한겨울에 밖으로 내모는 것 밖에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업계에서는 당장 입찰을 통해 구매를 늘리는 것이 어렵다면 대선이 끝나는 시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라도 집중 투자가 이뤄져 연말 업계의 숨통을 조금이라도 트이게 해주길 고대하고 있다.

200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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