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산업 발전·기후변화 대응 위한 전력시장 발전방향 논의

전력거래소(이사장 유상희)는 18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산·학·연 관계자, 지자체 및 전력그룹사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1회 국제 전력시장 컨퍼런스(The 11th

▲ 전력거래소는 1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제11회 국제 전력시장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Electricity Market)를 개최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국제전력시장컨퍼런스에서는 ‘전력시장의 환경변화와 대응방안 모색’을 주제로 에너지신산업 발전을 위한 전력시장의 역할 및 미래 전력시장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유상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에너지 분야에서 환경 변화와 기술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를 포용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력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에너지 신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10년간 서울에서 개최했던 컨퍼런스를 처음으로 광주시에서 개최하게 됐는데, 이를 계기로 광주와 전남이 한국 에너지신산업의 메카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재도 산업부 제2차관은 “에너지산업은 현재 새로운 신기술과 혁신 서비스의 등장으로 전례없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소극적인 에너지 소비에 그쳤던 전기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소비행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슈머의 시대를 가져오는 등 변화가 진행 중”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에너지 분야의 미래로 보고 에너지신산업 확산을 위한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신산업 발전을 위한 전력시장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션1에서는 에너지신산업 추진협의회 위원장인 김희집 서울대 교수가 첫 번째 연사로 나와 국내 에너지신산업의 전체적인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수준(BAU) 대비 37% 감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며 “이를 충족하기 위한 주요 방안으로는 기존 에너지산업과는 차별화되면서 ICT를 활용하는 에너지신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특히 태양광 및 풍력발전의 설치비용 감소, 배터리 가격의 급격한 하락 등에 힘입어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기술발전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신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자동차 등의 보급 및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레너드(Jeffrey Renaud) 에너녹 아시아(Enernoc Asia)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DR(수요자원시장) 사업 현황을 설명했다. 제프리 대표는 “DR 사업은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여러 전력시장에서 용량, 에너지, 보조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에너녹 측과 협력하는 회사만 해도 50군데가 넘는다”며 “DR 사업이 단순히 안정성을 위한 것만이 아닌 효율 증대, 경제성 향상 등의 효과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북동부 전력회사인 PJM의 경우 지난해에 DR 사업을 통해 설비용량 증설 비용만 118억 달러를 절감하는 등 큰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한국에서도 전력계통 보조서비스의 다각화(신재생에너지 공급균형 제공 등), 안정적 운영을 위한 참여 확대, 지능화된 에너지 관리를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종웅 인코어드(Encored) 사장은 빅데이터를 통한 에너지 수요질서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최 사장은 “스마트 계량기는 전력회사로 전송되는 전력소비 데이터를, 각종 IoT(사물인터넷) 기기는 가정에서 이뤄지는 사용 패턴을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통해 수집된 막대한 실시간 에너지 소비 데이터를 인공지능 분석과 결합하게 되면 미래의 소비패턴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한다거나 집단 지성을 통한 혁신을 이루는 등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며 “실시간으로 소비 패턴을 확인 및 분석해 에너지 절감을 도모하고 수요반응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경빈 숭실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김홍근 전력거래소 전력경제연구실장과 발표자 3명이 패널이 되어 에너지신산업 발전을 위한 전력시장의 역할에 대한 토의를 진행했다.

세션2에서는 ‘미래 전력시장 발전방향을 모색’이라는 주제 하에 국내외 전력시장의 현황 및 개선 전망에 대한 발표와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김지석 주한 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담당관은 영국 전력시장의 개선사례를 소개했다. 김 담당관은 “영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가격 적정성, 비탄소화, 에너지 보안 등의 문제를 주요 고민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력시장개혁(EMR: Electricity Market Reform)을 마련해 운영 중에 있다”며 “이는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RO, Renewables Obligation), 장기차액계약(CfD, Contract for Difference), 용량시장(CM, Capacity Market)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의무공급(RO)의 경우 전력판매자가 일정량의 의무공급증서(ROC, Renewables Obligation Certificate)를 발전사업자로부터 의무구매하는 제도로, 2017년 3월말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장기차액계약(CfD)의 경우 대형 해상풍력이나 원자력과 같은 발전자원의 가격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15년 정도의 계약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을 보장하는 제도이며, 용량시장(CM) 제도는 적정 수준의 발전용량 확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투자가 절실한 복합발전소의 상업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는 제도다.

해멀리(J.D. Hammerly) 글래러스 그룹(The Glarus Group) 대표이사는 미국 전력시장의 현황과 미래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해멀리 대표는 “북미 전력시장은 당초 용량 적정성, 가격 최적화, 공정한 송배전 접근성 등이 시장의 방향을 정해왔으나 근래 들어 새로운 요소가 지형을 바꾸고 있다”며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증가 및 분산전원 확대, 가정용 전력수요의 하락(2006년 최고점 이후 연간 4% 하락), 석탄화력 발전소의 대대적인 폐쇄(환경보호 영향으로 약 8만6000㎿ 정도 폐쇄), 천연가스의 공급 증가(고효율, 부하추종 용이) 등으로 전력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같은 곳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신재생에너지 및 천연가스 공급 증가에 따른 대응방안 고심과 함께 관련 시장의 확대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국내 전력시장의 현황과 향후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 및 화력발전의 감소에 따른 계통운영 및 적정용량 확보의 부담, 탄소배출 억제 관련 규제, ESS(에너지저장장치), DR(수요자원시장) 등의 확대가 이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CBP(변동비반영) 전력시장은 가격 왜곡, 시장 통합성 저하, 설비 적정성과 수익보장 간의 간극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및 수요자원시장 도입 등 직면하게 된 새로운 도전에 맞서기 위해 용량요금(CP), 보조서비스(AS) 시장을 CBP 시장에 통합하는 등 기존 시장을 보완하거나 점진적으로 다른 형태의 시장으로 진화하면서 동시에 시장의 왜곡 정도를 측정해 대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해법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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