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홍보관 하나라도 먼저 갖추자

과거 ‘거대 공룡’이라 불리던 한전이 전력산업구조개편이란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점차 분할되어가고 있다. 분할은 곧 경쟁이다. 그리고 경쟁은 곧 변화를 요구한다. 한전과 각 발전자회사, 그리고 여타 전력그룹사 모두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간절히 변화를 갈망했고, 또 추구해왔다.

문제는 미래다. 미래를 대비하는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 그저 따라가는, 남들 하는 만큼 변화하는 것은 현실을 충족할 수는 있어도 미래를 주도할 수는 없다.

지금 전력그룹사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최근 한전을 비롯한 발전자회사 경영진이 새로 선임됐다. 발전사는 사실상 2기체제를 맞았다. 사람이 바뀐다는 것, 특히 한 조직의 수장이 바뀐다는 것은 그에 따른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글 싣는 차례

Ⅰ. 적극적 홍보방안 필요
Ⅱ. 민원 대응방식 전환 시급
Ⅲ. 공기업적 성격 탈피하자
Ⅳ. 상생의 신노사문화 정립 필요
Ⅴ. 선의의 경쟁 통해 발전해야


일반인들에 있어 ‘전기’, ‘전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 ‘한전’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데 있다. 한전이 국내 경제 발전에 얼마만큼 기여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수많은 전력인들이 얼마나 수많은 땀을 흘리는지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

발전자회사 등 기타 전력그룹사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한국남동발전을 민영화합니다’하면 안산 남동공단에 있는 기업 하나 매각하는구나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이다.

주위에서 볼 때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사는 참으로 많은 일을 한다. 비단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본연의 임무뿐만 아니라 봉사활동, 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공헌 임무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사람들은 발전회사 이름조차도 모른다. 일반인들은 ‘전기’하면 으레 공기나 물처럼 당연시하고, 또 딱딱한 느낌 때문에 흥미를 갖지 않는다. 따라서 전력설비 하면 마치 혐오시설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만큼 홍보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어떤 일을 하 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을 하는지, 또는 했는지를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 됐다.

그럼 어떻게 전력그룹사의 본연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우선 언론 등 매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잘하고 있는 것을 적극 홍보, 일반인들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고,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에 앞서 좀더 국민들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인근 일본 동경전력의 경우를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경전력은 홍보를 위해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매우 높은 동경 시내 시부야 중심에 전체 8층(각층 약 300여평)으로 구성된 전력관을 만들었다. 이 전력관은 지난 84년 개관됐으며 연중무휴로 전기와 전력설비에 대해 ‘보고, 접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기의 자취와 산업의 기반으로 일상생활에 스며든 전기의 모습을 놀이와 강좌, 영화 등을 통해 일반인이 다양하게 체험하고,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력을 딱딱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흥미로운 존재로 표현해 놓았다. 이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특히 국내 전기박물관 등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10대, 20대 젊은이들이 전력홍보관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이곳에서 지식뿐만 아니라 흥미를 느낀다. 퀴즈를 통해 원자력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 놓기도 하고, 그림이나 간단한 실험을 통해 실상에서 잊어버릴 수 있는 전기의 필요성을 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국내의 경우 일반인들을 상대로 쉽게 전기를 접할 수 있는 홍보관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재미있는 전력홍보관이 어떠한 홍보수단보다도 더 훌륭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겨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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