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OPEC 감산이행 결정에 언급

준수 가능성 불투명 판단
유가 당분간‘안정’전망
대응방안 다각도 수립키로


정부는 OPEC발 유가사태에 대해 에너지절약 2단계 대책까지 가지 안은 채 충격요법은 가능한 한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시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두바이유 기준 2분기 유가가 26∼28달러대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산자부는 충격요법보다는 에너지절감대책을 통한 시장 안정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이행 결정에도 불구, 회원국들의 준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내려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정부는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다.

◆정부 대응= 산자부는 2일 국제유가 전문가회의를 개최, 총회 결정에 따른 시장동향을 점검하고 2분기 이후 유가안정대책과 에너지절감대책 등 필요한 대응방안을 수립, 시행키로 했다.

그러나 가격안정 전망이 우세하고 수급 상황에 문제가 없는 만큼 차량 강제 10부제, 대형 건물 조명제한 등 충격요법은 가능한 한 가동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 배성기 자원정책실장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태에서 불안감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자치단체의 꾸준한 에너지 소비절약 캠페인을 통해 고유가 위기를 극복하는 쪽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지에서 거래된 미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0.46달러 내린 배럴당 35.73달러를 기록했으며 북해산 브렌트유도 32.17달러로 0.91달러나 떨어졌다.

반면 시장 소식이 하루늦게 반영되는 두바이유는 0.64달러 오른 31.13달러로 지난달 25일 31.21달러이후 처음으로 31달러를 회복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WTI 5월물과 런던소재 국제선물거래소(IPE)의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각각 0.49달러, 0.94달러 내린 35.76달러, 31.51달러에 거래됐다.

석유공사 관계자는“OPEC 총회에서 이 달부터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생산을 감축키로 결정했지만 회원국들의 감산이행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재고조사 결과 원유 및 휘발유 재고가 전주대비 각각 570만 배럴, 14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 우려했던 국제유가 급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가‘안정’전망= 석유공사는 이날 보고서에서 OPEC 회원국들이 외형적으로는 2월 감산 계획을 이행키로 결정했으나 최종 합의문에는 엄격한 쿼터준수를 강조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감산의지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유가밴드제(22∼28달러)를 유지키로 한 점도 사실상 회원국들의 쿼터 초과생산을 묵인하고 현재 고유가에 OPEC 스스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이에 따라 2분기 OPEC의 감산 준수율이 50%를 넘지 못해 국제유가가 2분기에 배럴당 26∼28달러, 하반기에 26∼27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감산준수율이 80%에 이르고 중동 정정불안, 미국·중국 등 에너지 다소비국가의 수요 급증 등이 작용할 경우 유가가 30∼35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쿼터위반 만성화, 이라크 석유수출 증대, 재고 증가 등 요인으로 2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산자부는 향후 유가 변수로 세계경제 및 석유수요 회복, 이라크 수출 회복, 비OPEC의 증산 및 OPEC 시장대응, 미국의 원유재고, 중동정세와 베네수엘라 정정불안, 투기자금 동향, 달러 약세 지속 여부 등을 꼽으면서도 돌발요인이 없는 한 현재보다 유가가 3∼4달러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유가 추가상승 가능성이 사라진다면 투기자금의 유출로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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