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언어로 철학의 새로운 문을 열다

이 책은 오늘날 위세를 떨치고 있는 과학적 세계관을 향해 일침을 가한다. 과학은 ‘멋들어지게 꾸며진 허블 망원경 사진과 최신의 입자 모델’을 동원해 과학이 이 세계를 설명해 줄 궁극의 시야를 열어 줄 거라고 호언장담한다. 심지어 스티븐 호킹은 ‘철학은 죽었다’고까지 말해 과학의 승리를 공언한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우주는 세계를 바라보는 특별한 관점일 뿐 세계는 아니다. 저자는 세계 개념과 우주 개념을 철저히 구분할 것을 주문한다. 지구가 자전하고 물체가 낙하하고 질량과 속력을 계산할 수 있는 물질적 대상으로 이뤄진 곳이 우주라면 ‘국가, 꿈, 실현할 수 없는 가능성, 예술 작품, 그리고 세계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우리의 생각’처럼 비물질적인 대상까지 포괄하는 것이 세계다. 우주가 아무리 넓다 해도 존재론적으로 보면 세계의 변방에 불과하다. 다른 대상들의 틈바구니에서 한구석을 차지하는 촌스러운 존재다.

저자는 우리 인생의 의미를 ‘무한한 의미와 대결을 벌여가는 일’이라고 말한다. 의미는 인간의 운명이며 인간은 ‘의미로부터 도망갈 수 없는’ 존재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무한함을 향해 일대 탐험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 ‘그 어디에도 안주하지 말고 긴 여행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우리를 둘러싼 의미장 속에서 ‘뭐는 그대로 두고 무엇은 바꾸어야 하는지’ 고민할 때라고. 그렇게 우리들의 인생의 의미는 스스로 찾는 거라고.

◆ 저자 소개 = 저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스물여덟에 본(Bonn) 대학교 철학과 석좌 교수에 오른 독일에서 가장 촉망받는 철학자다. 가브리엘은 철학자로서는 드물게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갖고 있다. 모국어인 독일어를 비롯해 영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등 10개 언어에 능통하다. 현재 본 대학에서 인식론과 근현대 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동 대학의 국제 철학 센터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또한 포르투갈의 리스본 대학교, 덴마크의 오르후스 대학교, 미국의 버클리 대학교 등 유수의 대학교에서 객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Warum es die Welt nicht gibt)>는 가브리엘의 대표작이자 가장 대중적인 저술로 2013년 출간 즉시 독일 베스트셀러 목록에 16주간 이름을 올렸다.
가브리엘의 저술은 21세기 현대 철학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고대의 회의주의와 관념론>, <초월적 존재론>, <나는 뇌가 아니다: 21세기의 정신 철학> 등이 있으며 슬라보이 지제크와 함께 <신화, 광기, 웃음>을 쓰기도 했다.
(자료 : 반디앤루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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