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에도 방패가 필요하다”

너나 할 것 없이 힘에 부치는 의무와 숨 막히는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 우리의 영혼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쏟아지는 비난과 책망으로 생채기난다. 어떻게든 견뎌내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우리는 그 많은 화살들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낸다. 견디는 것이, 아픈 것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월급과 행복의 전제조건인 것처럼, 모두는 우리에게 이겨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간 부도덕한 자기변명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합리화의 쓸모를 이야기한다. 적당한 수준의 장애물 앞에서 변명하는 것은 부도덕한 합리화일 수 있지만 반복적이고 저항할 수 없는 상처 앞에서 무조건 자책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일 수 있다. ‘여우와 신포도’의 우화에서 볼 수 있듯이 합리화란 너무 높은 곳에 매달린 포도를 따먹는 일처럼 애당초 실패하고 낙심하기 쉬운 상황을 납득하기 위한 합리적인 해석이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난 멍청이야, 내게 더 이상의 희망은 없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여건이 더 좋았다면 해낼 수 있었을 텐데, 해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좋았으리라고 볼 수도 없고’ 생각하는 쪽이 당장의 기분은 물론이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도 좋은 정서적 토양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합리화는 나를 위한 합당한 보호막이자 방패이며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치유의 방편이라고 설명한다.

◆ 저자 소개 = 저자 ‘이승민’은 민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으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 전임의를 거쳐 강북삼성변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에 근무했다. 막연하게 의대에 진학하고 ‘굶어죽기 딱 좋다’는 우려 속에서 정신과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현재의 자리로 오기까지 여러 선택의 순간을 거쳤으나 무엇 하나 쉽지 않았고 수시로 고민과 후회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되어준 것은 ‘합리화’였다. 누구도 내 선택을 긍정하지 않고 나조차도 자신의 행동을 납득하기 어려울 때, 내 선택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상황은 더 나빠졌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해왔다.
상담실에 들어서서 끊임없이 자신을 자책하는 환자들을 보며, 모든 것이 당신의 잘못일 수는 없다고, 자신을 조금만 더 보듬었으면 좋겠다고, 위로하고픈 마음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2014년 쓸데없는 비난과 관계의 상처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처방전 <상처받을 용기>를 출간해 큰 반향을 얻었으며, 이후 진료와 강연들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 : 반디앤루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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