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일반아파트보다 최대 15배 전력사용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고급아파트의 전기사용량이 일반아파트에 비해 최대 15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부유층일수록 전력낭비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시민연대(대표 김석봉 등 8인)는 서울환경연합과 공동으로 고유가 시대 에너지난 극복을 위해 에너지 다소비 장소를 찾아 낭비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부유층의 상징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 2차)와 중산층인 목동 청구한신아파트, 그리고 서민층인 강원도 주공아파트의 2003년 1월∼2004년 3월까지, 총 15개월 간의 월 전력사용량을 조사·비교한 결과 에너지소비량에 있어서도 빈부의 극심한 차이가 드러났다고 에너지시민연대는 지적했다.

에너지시민연대의 발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1, 2차와 목동 청구한신아파트, 강원도 주공아파트의 매월 총 전기사용량(가구+공동전기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타워팰리스는 청구한신아파트보다 3.4배 이상, 주공아파트 보다는 4.9배 이상의 전기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워팰리스의 한 가구당 월 평균 전력소비량은 총 1349kWh로 같은 기간 목동 청구한신아파트의 401kWh, 강원도 주공아파트의 273kWh보다 3∼5배 높았다.

공동전기사용량만 비교할 경우 차이가 더욱 커져, 타워팰리스의 한 가구당 공동전기사용량이 평균 826kWh인 반면 청구한신아파트는 한 가구당 88kWh, 주공아파트 3차는 한 가구당 55kWh로 나타났다. 타워팰리스는 일반아파트보다 최대 15배 이상(청구한신아파트보다는 9.3배, 주공아파트보다는 15배)의 양을 소비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타워팰리스가 고층이어서 나타나는 결과가 아니라 야간에 미관상 점등하는 외부 조명등, 게스트룸, 헬스클럽, 골프장, 호텔식 로비 등 일반 아파트에는 전혀 없는 무료 호화 부대시설로 인한 것이라고 에너지시민연대는 분석했다.

공동전기사용량을 제외한 각 가구의 순수 전력소비량만 보더라도 타워팰리스는 월 평균 548kWh로 청구한신아파트의 313kWh보다 175%이상, 주공아파트 3차의 220kWh보다 249%이상 소비하고 있다(강원도 주공아파트 1,2차는 단일계약아파트로 가구와 공동전기료가 구분되지 않아 비교 제외).

에너지시민연대는 타워팰리스 한 가구가 매월 소비하는 전력량 1349kWh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환산하면 140kg으로 이 이산화탄소를 모두 흡수하기 위해서는 매월 최소한 23.4그루의 나무가 필요한 엄청난 양이라고 설명하고, 타워팰리스 아파트 전체는 매월 총 4만9374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아파트 전체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흡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에너지연대는 청구아파트와 주공아파트는 공동전기소비량이 가구전기소비량의 1/5정도인 반면 타워팰리스는 호화부대시설로 인해 공동전기사용량이 가구평균사용량보다 훨씬 많은 1.6배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고, 반면 공동전기요금은 저렴하기 때문에 타워팰리스 한 가구는 총전기사용료로 매월 평균 24만6000원(공동전기료포함)을 지출하고 있어 청구한신아파트의 약 5만7000원(공동전기료포함)과 주공아파트의 약 3만1000원(공동전기료포함)의 4∼7.9배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타워팰리스는 공동전기사용량으로 일반아파트보다 9∼15배 더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요금은 턱없이 낮게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워팰리스 한 가구에 청구되는 전기사용량 1349kWh를 누진율이 적용되는 주택용 요금으로 환산하면 약 70만6000원의 요금이 나온다.

에너지시민연대는 “빈부 차이의 극대화로 사회적으로 갈등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 필수 시설이 아닌 호화부대 시설의 전기사용을 공동전기요금으로 책정해 아주 저렴한 요금만 내는 것은 빈익빈부익부현상을 극대화시켜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히고, “타워팰리스 경우와 같이 호화부대시설에 대한 전기사용요금은 공동전기가 아닌 누진율이 적용되는 주택용 요금으로 지불해야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 대해 “가구당 면적을 고려하지 않아 객관성을 잃었고, 조사 의도 자체가 계층별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악의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에너지시민연대와 서울환경연합은 향후 16개 광역시·도의 청과 의회 건물에서 소비되는 전력량을 조사해 에너지절약의 모범이 되어야할 정부가 제대로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고 있는지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현석 기자 kautsky@e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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