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대민·대관 업무 능력 뛰어나/기술-위기관리 등 전문가가 맡아야

한전이 추진 중인 1직급 직군 통합과 관련, 사무직군과 송배전·통신 등 기술직군 사이에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한전 1직급을 대상으로 직군에 관계없이 보직 이동 할 수 제도로, 한전 한준호 사장이 경영시스템을 개혁하겠다며 지난 2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한 사장은 “인사관련 부서간·직군 간의 이기주의와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우선 1직급에 대해서는 직군에 관계없이 능력 중심으로 획기적인 보직제도를 운영할 것이며, 2, 3직급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이 시행되면 본사에서는 배전처장, 송변전처장, 송변전건설처장, 계통계획실장(이상 송배전), 전자통신처장(통신) 등에서, 사업소에서는 사옥건설처(토건), 각 전력관리처장(송배전) 등에서 사무직군이 이를 담당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송배전·토건·통신 직군 1직급의 경우 감사실장, 홍보실장, 기획관리처장, 경영정보처장 등으로 보직을 옮길 수 있게 된다.

즉 1직급 승격에 있어 기존에는 같은 직군에서만 경쟁하던 것을, 이제는 사무-기술 승격대상자가 모두 합쳐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사무직군에서는 “1직급에 대해서는 굳이 기술-사무 직군을 나눌 필요가 없다”며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사무직군에서는 “1직급 사업소장의 경우 대민·대관 업무능력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영능력도 중시돼야 하는 만큼 기술직군 보다 사무직군이 훨씬 그 역할을 잘 해 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술직군에서도 사무직군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사무직군에만 편파적으로 유리한 제도는 아니다”라는 것이 사무직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송배전 등 기술직군에서는 “한전은 기술회사”라고 강조하고 “송배전 분야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업무로, 경영능력만 갖고 이를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술직군에서는 “사무직군의 경우 경영능력이 뛰어날 수는 있어도, 기술직의 경우 자연재해 등 위기관리 능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수십년간 한 분야에서 전문능력을 키워온 기술직군이 당연히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공계 우대 정책을 펴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에도 맞선다는 것이 기술직군의 지적이다.

기술직군 일각에서는 “직군을 통합하는 의의는 잘 알지만, 그렇다고 너무 서둘러 통합할 경우, 경영능력에서 아무래도 기술직군이 열세를 보일 수 밖에 없어 자칫 모든 자리를 사무직군이 독차지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며 “기술직군이 경영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시행시기를 4∼5년 늦추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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