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전기추진 무인항공기’ 탑재용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서비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물류 현장의 스마트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래형 배송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드론 택배’ 상용화를 앞당길 발전기 및 전동기 핵심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 전동력연구센터 이지영 박사팀이 한국전기연구원 자체 연구비 및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무인항공기’에 탑재되는 ‘축방향 자속 영구자석 발전기 및 전동기’를 순수 국내기술로 최초 개발했다.

택배용 드론이나 플라잉카와 같은 무인 항공기는 사람들이 많은 도심 위를 날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소음이 많은 기존의 엔진 구동 방식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반면 배터리 중심의 순수 전기추진 무인항공기는 조용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비행시간이 30분 내외로 매우 짧다. 따라서 엔진과 전기추진을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무인항공기는 순수 엔진 구동에 비해 작은 엔진을 사용할 수 있으며, 낮은 고도에서는 순수 배터리로 구동하다가 충전이 필요하면 높은 고도에서 엔진을 작동하는 방식으로 지상에서 체감하는 소음을 확실히 저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엔진이 보유한 소음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도, 보다 많은 화물 혹은 승객을 장거리로 운송할 수 있다.

이번 KERI의 기술은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에서 엔진과 배터리 그리고 프로펠러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인 ‘발전기’와 ‘전동기’를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성과다.

하이브리드형은 엔진과 배터리를 함께 활용하는 발전기와 전동기의 성능이 매우 중요하고, 항공기 특성상 최대한 가벼우면서도 높은 출력을 낼 수 있어야 더 무거운 물품을 가지고 하늘을 오랜 시간, 멀리 날아갈 수 있다. KERI 연구팀은 많은 노력 끝에 이러한 부분들을 해결하고, 높은 수준의 비출력(무게 대비 출력)과 온도 안정성을 자랑하는 전동기와 발전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

현재 KERI 발전기가 구현하는 출력은 5kW로, 기존 배터리 중심의 순수 전기추진 무인항공기와 비교를 한다면 30분 이내의 운영 시간을 약 2시간으로 확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개발 기술은 다가올 비대면 시대를 위한 장거리 드론 택배로 활용이 가능하고, 특히 섬이나 험난한 지역에 빠른 물품 배송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이용될 수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약을 뿌리는 드론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전기자전거나 가정 및 공장의 소형 발전기로도 활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최근 주목받는 드론 산업의 열풍에 비해 전동기와 발전기 개발은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연구책임자인 KERI 이지영 박사는 “이번 성과는 무인항공기에서 가장 중요한 저소음, 안정성, 고비출력 특성을 반영한 발전기 및 전동기를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것이다”고 밝히며 “꾸준한 연구를 통해 사람이 탈 수 있는 수준의 100kW급 발전기를 3년 이내에 개발하여 우리나라가 플라잉카 산업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기술에 관심 있는 수요업체를 발굴하여 드론용 발전기 및 전동기에 대한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에 개발한 축방향 발전기 및 전동기 외에도, 대량생산에 용이한 경방향 자속 발전기 및 전동기도 연구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 개발을 통해 무인항공기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첫 출발한 이후 2017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최고 수준의 전기전문연구기관이자 과학기술계 대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2개의 분원(안산, 의왕)과 1개의 지역본부(광주)가 있으며, 전체 직원수는 760여명에 달한다.

KERI는 실현 가능하면서도 대규모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연구과제를 집중 선정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대형 성과창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심 연구분야는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기물리 연구 및 산업응용 기술, 나노신소재 및 배터리,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등이다. 그동안 △765kV 초고압 전력설비 국산화 △차세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원전 계측제어시스템(I&C) △한국형 배전자동화(KODAS) 기술 △펨토초 레이저 광원 기술 △고출력 EMP 보호용 핵심소자 기술 △전기차용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고압직류송전(HVDC)용 직류차단기 기술 등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경쟁이 가능하고 업계가 주목하는 대형 원천기술들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계 기술이전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KERI는 또한 전력기기에 대한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이자 세계 3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서 세계적 경쟁력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2011년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 설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KERI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게 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2016년 중전기기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4000MVA 대전력설비 증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들의 시험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상당부분 해소했으며, 현재 보다 질 높은 시험인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시험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2025년까지는 광주, 나주지역 등으로 시험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시험인증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간다는 목표다.

KERI는 향후 신기후 체제, 4차 산업혁명 등 관련 유망 융합 분야를 발굴하고, 모든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전기화(電氣化, electrification)'에 따른 대응환경을 구축하는 등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2018년 4월 최규하 박사가 제13대 원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계기로 국민과 함께하는 출연연구기관으로서의 공적 역할과 미래 핵심가치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전문연구기관 ‘Glocal(Global+Local) KERI’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