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군 “공정경쟁 여건 마련 필요”/파격적 변화…신중한 논의 전제돼야

한전 1직급 직군 통합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또한 3직급 승격권한을 해당 사업소장이 갖도록 하는 방안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된다.

이는 한전 한준호 사장이 이 달 초 창사 43주년을 맞아 발표한 ‘전력그룹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정책방향 담화문’에 포함된 내용이다. 즉 담화문에 담긴 내용 모두 현실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한전 소식통에 의하면 담화문 내용은 이상적인 내용이 아니라, 실현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모두 조만간 추진될 사항이며 ‘시기가 문제’라는 것. 그리고 지난 19일 열린 1차 사업소장 회의도 정책 추진 여부 및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한 사장이 적극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한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사항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역시 1직급 직군 통합 문제이다. 이는 인사관련 부서간·직군 간의 이기주의와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우선 1직급에 대해서는 직군에 관계없이 경쟁을 통해 능력 중심으로 보직제도를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한전 관계자들은 ‘청천벽력’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파격적인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원칙 추진으로 돌아가자 송변전, 배전, 토건, 통신 등 기술직군 측에서는 “현 기술직군의 경우 예산, 인사, 조직 등 사무 업무를 담당해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1직급, 특히 사업소장의 경우 경영능력이 당연히 중시될 수밖에 없는데, 당장 통합해 기술직군과 사무직군을 경쟁시키는 것이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항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술직군 측에서는 경쟁을 시키더라도 공정한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1직급 뿐만 아니라, 2, 3, 4 직급 모두 통합해 기술직군이 과장이나 부장시절 사무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1직급 인사시 현 기술직군 보직의 경우에는 경영능력 및 기술능력 평가 비중에서 기술능력에 좀더 많은 점수를 주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개혁이니 만큼 기술직군에서는 너무 급하게 서두를 것이 아니라, 좀더 신중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특히 수십년간 수정하면서 운영해 온 인사제도를 너무 급격히 변화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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