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후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화두에 오르내리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환경’이다. 이 환경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수익이라는 기업의 최대 목표도 뒤로 밀리는 것이 현실이며 각종 환경 규제도 더욱 강화돼 환경 경영을 생각지 않으면 기업의 성장도 멈추게 된다.

문제는 계속 강화되는 규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에 있다. 쉽게 말해 ‘돈’을 들이면 된다. 수 백억원, 수 천억원 하는 각종 오염물질 저감장치들을 설치하면 되는데, 굳이 이를 돈을 들이지 않고 ‘기술’로서 해결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게 된다.

그리고 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국남동발전(주)의 NOx 저감 관리시스템 기술이다.


NOx 저감기술로 수백억 탈질설비 대체

여수-분당-영동화력 배출량 규제치 보다 더 낮춰
중유-LNG-무연탄 등 모든 연료 저감 기술 섭렵

# NOx란 무엇인가?

화석연료 연소시 공기와 연료중의 질소가 고온에서 산소와 반응해 NO, NO2, NO3 등의 질소산화물을 생성시키게 되는데, 이를 총칭해 ‘NOx’라 표현한다.

NOx은 교통량과 일광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으며, 급성 중독시에는 폐수종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물질이다. 기관지염증, 천식, 만성기관지염을 일으키며 자각증상으로는 기침, 가래, 눈물,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특히 NOx 중 NO와 NO2는 저층 대기인 대류권에서 중요한 오염물지로서 광화학스모그를 발생시킨다.

산성비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눈과 호흡기를 자극하며 식물을 고사시키는 등 주요 대기오염물질로 규제되고 있다.


# 어떻게 저감시키나?

현재까지 연소설비의 개선 및 운전조건의 개선으로 저감하는 연소중 저감방법과 연소 후 배연가스 중에서 제거하는 배연탈질설비 설치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NOx 규제가 이뤄진지 얼마 되지 않아 최근 지어진 발전소에 대해서는 배연탈질설비가 대부분 설치돼 있고, 문제되는 것은 건설된 지 10∼30년 되는 발전설비들로 그동안 저감기술이 없어 이에 대해서도 대부분 탈질설비를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설치비가 호기당 수십억 단위이고, 연간 운영비도 수억원 단위다. 물론 발전설비 용량이 크면 클수록 비용을 더 들어가기 마련이다.


# 여수화력의 신화

남동발전은 NOx 규제전에 건설된 여수화력(중유)과 영동화력(국내탄) 그리고 규제가 강화된 분당복합(LNG)에 대한 NOx 저감이 절실했었다. 이중 여수화력의 경우에는 당장 출력을 줄여야 할 형편이었다.

이에 남동발전은 사내 전문가로 T/F를 구성, NOx 생성이론, 연소이론 등 기본지식 습득 및 문제해결 착안 사항을 조사해 염소변수의 상관관계를 해석하기 시작했다. 즉 탈질설비가 아닌 기술로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NOx 저감 기본 이론인 연소온도를 낮추는 방안을 찾기 위해 수많은 연소시험, 설비개선 등을 거쳐 최적점을 찾는데 성공한 것이다.

여기서 남동발전은 발전설비의 사용연료·설비특성·운전조건 등 질소산화물 발생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해 자체적으로 추진된 질소산화물 저감운전 결과와 종합, 선진 저NOx 기술인 LNA(Low NOx Atomizing) 기술 적용시에도 2단연소(BOOS: Burners Out of Service)의 효과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층 3단 연소버너(15개소)에 전 출력을 감당할 수 있는 저 질소산화물 버너노즐팁으로 개조해 현장 적용시험을 실시해 별도의 투자비 없이 배출기준 준수 가능토록 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남동발전은 연간 12억8000만원의 전력판매 수익증대를 얻고 있다.


# 분당복합에서 LNG도 섭렵

분당복합화력의 경우 연료가 LNG로, 내년부터 100ppm을 준수해야 한다. 특히 현 상태로 유지되면 2,6,8호기가 준수할 수 없게돼 발전기를 멈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NOx 저감 기술은 연료에 따라 매우 많은 차이를 보낸다. 즉 여수화력에 적용했던 수치들을 그냥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에 LNG 발전소인 분당복합의 NOx 배출량을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위해 다시 한번 남동발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모든 상황을 종합한 전문가들은 설비 최적화 및 연소시험만 53회 시행한 끝에 규제치보다도 훨씬 낮은 배출량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Staging 밸브 Stroke 정밀조정으로 10∼30ppm, 1번 Staging 밸브 운전개도 Parameter 조정으로 5∼25ppm, Staging 밸브 분해 점검 및 교체로 30ppm, 19,21,26번 가스 버너 Orifice 구경 변경으로 20ppm, 연소실 변형부위 정비로 20ppm 등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여기에 NOx 저감 운전방법도 강구, Gov Free Off로 15∼20ppm, 출력감발 운전으로 20∼30ppm, 압축기 세정 실시로 15∼20ppm 등의 감소효과도 얻어 NOx 발생량 급증시 응급조치도 가능하게 됐다.

남동발전은 분당복합화력에서만 이를 통해 호기당 탈질설비 설치 비용 26억원 및 연간 촉매 및 암모니아 구입비 5억9000만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 영동화력까지 성공

남동발전 전문가들은 규제치 350ppm을 준수해야 하는 영동화력도 내친 김에 작업에 들어갔다. 국내 무연탄을 사용하는 영동화력의 경우에는 또 달랐다.

1년내 100여회의 연소시험이 이어졌다.

남동발전은 △제어분야-PC FDR 분리 및 최적 운전모드 설정 연소시험, Control Logic 보완 연료 균등 공급 설비 구축 △전기분야-PF FDR 분리 개선, 미분탄 저장조 막힘 개선(전자햄머 부착) △기계분야 : PC FDR 분배기 개선, Bag Filter 습분제거 방안 도출 및 개선 석탄버너 노즐개선 △발전분야-운전 개선방안 도출, 각종 연소시험 주관, 데이타 취득 및 분석 등의 노력을 펼친 끝에 어떠한 운전 상황하에서도 200∼260ppm을 유지하도록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인터뷰-남동발전 조재민 발전기술팀장

해외진출도 노린다


“여수화력을 개선할 당시인 2001년도만 해도 고가의 NOx 저감시설 없이 자체 기술로 저감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술력을 총동원해 한번 해 보자는 오기가 더 생기더라고요”

남동발전 조재민 발전기술팀장은 기술이 그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그만큼의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특히 이번 NOx 저감 기술 성공은 모든 노하우를 제작사에서 갖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기술로 이뤄내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수가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여러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 수에 만큼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힘들었어요. 그래도 비주력설비에 더 이상의 설비투자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섰고, 결국 힘든 상황을 이기고 해결해 냈습니다”

조 팀장은 여수화력 성공 당시 NOx 배출량을 절반으로까지 줄인데 대해 타 발전사는 물론, 제작업체들까지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여수 신화를 계기로 분당, 영동화력 까지 자신감을 갖고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조 팀장은 NOx 저감 프로그램과 연소진동 관련 기술을 패키지로 묶어 대만 등에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기왕 어렵게 개발한 기술이라면 한번 해외로 진출해 회사 수익에도 일조하고, 국내 전력기술의 우수성도 알려보겠다는 것.

“그리고 국내 타 발전사에서도 요구만 있으면 각종 자문 등을 해 줄 수 있습니다. 비용을 절감하는 아주 좋은 기술이니 만큼 주저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현재 안양화력과는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호남화력도 여수에서 활용했던 기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 팀장은 이번 기술로 얻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중유, LNG, 무연타 등 모든 연료에 대해 성공해낸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앞으로 어떤 상황이 와도 부딪쳐 성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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