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의 직전 결국 무산

조합 “할만큼 했다” vs 직원 “복직이 우선”
직원 대표 부재로 협상 난항… 불신 해소 시급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양규현) 직원들의 일괄 사표 사태가 한 달이 가까워오는 지금에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기조합 집행부는 이사장과 이사들, 인사위원들까지 나서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지난달 31일자로 면직 발령을 우선 취소한 후에 대화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집행부는 “발령을 취소하라는 것은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기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히고, “면직된 사람들도 복직 희망자는 복직시킨다는 방침이므로 굳이 발령 취소를 주장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양보할 만큼 다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기조합의 노사갈등은 지난달 말일까지만 해도 △연봉제 제반사항 구축 후 협의 추진 △희망자 복직 추진 △사직서 전원 반려 등 주요 3개항에 합의를 이뤘으나 직원들간의 토의 결과 부결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노조가 있어서 대표자가 확실하면 협상이 더 쉬울 것”이라며, “사직서 제출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결심이기 때문에 직원 하나 하나를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다른 관계자는 “힘겹게 대화를 해 협의를 이끌어 내면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요구조건을 제시한다”며 “면직 발령 취소라는 어려운 조건을 들어줘도 다른 조건을 들고나올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직원들은 대표자가 없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집행부의 협상자로 나선 이사 및 인사위원들을 신뢰하기 힘들다며 양규현 이사장과의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다. 또한 협상과정에서 뿌리깊은 불신이 생겼다고 밝혀 감정적인 문제도 걸려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이번 중기청 시정조치(안)에 대한 소명자료 제출이라는 골치 아픈 일거리만 아니었어도 우리를 붙잡으려 하겠느냐”며 반문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직원들이 대부분 9월 10일까지만 근무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전기조합의 노사갈등은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현석 기자 kautsky@e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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