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D 개발이 미래 경쟁력 좌우”

38년 ‘변전인생’ 살아온 인물
국내 변전설비 설계 ‘일인자’
고장 복구보다는 예방이 중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빨리 고치는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국내 변전설비 설계의 일인자로 정평이 나 있는 영인기술(주) 김영달 사장은 한전 출신으로 벌써 38년간 변전인생을 살아오고 있는 인물이다. 변압기 울음소리만 갖고도 기기 이상을 알 수 있다는 그가 이처럼 사고 예방을 강조하는 것은 그가 사고 때문에 4∼5번의 생사를 넘나드는 인생을 몸소 살아왔기 때문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IT 기술의 접목이 필요합니다. 육안으로 변전설비를 전부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이처럼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것까지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변전자동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유라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변압기나 차단기 속을 알 수가 없잖아요. 그 안에 IED(Intelligent Electronic Devices)를 장착해 습도나 압력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점검시기를 알려준다면 휴먼에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의 능력이 안되는 부분까지 커버하는 것이죠.”
특히 김 사장은 사고가 나면 변전자동화의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기기의 라이프사이클을 알려주기 때문에 30년에 바꿔야할 부분을 40∼50년 동안 관리해가면서 사용할 수 있게 돼 설비의 생명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 후에 고장이 났을 때 얼마만큼 빨리 고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김 사장은 말을 이었다.
“빨리 고치는 문제는 얼마나 그 고장난 부위를 빨리 아는 가에 달려 있습니다. 전력설비의 경우 고장 시 그 파급효과가 엄청납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고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쉽게 설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김 사장은 제어보호계통 설계시 어느 정도의 실력만 있으면 기본 도면만 보고도 전문가급으로 파악 가능토록 프로그램을 개발, 작성하였다고 한다. 설계도에 제품 표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용도까지 표시하고, 여러 개의 도면을 하나의 도면으로 작성해 누구든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이렇게 설계를 했더니 일 예로 한 변전소 공사시 포설되는 케이블 양의 상당량을 줄였다고 한다. 즉 프로그램을 통한 최적설계를 통해 자재를 줄이게 된 셈이다.
“사실 이러한 작업이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설계용역비 갖고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죠. 하지만 저는 이러한 일이 곧 저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실현하고 있습니다.”
다름아닌 영인기술의 경영방침은 ‘사회공헌’. 김 사장은 회사를 꾸려가면서 이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전력산업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이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우선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노하우가 전부 담긴 자신만의 기술을 이전하고 나섰다.
“처음에는 직원들의 저항도 많았어요. 너무 힘들고, 어려우니까. 그래도 꾹 참고 2년간을 교육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사장-직원 사이에 신뢰가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회사에 비전이 있다며 타회사에서 돈을 많이 주겠다는데도 가지 않고 근무하더라고요.”
그래도 회사라 이익을 남겨야 하는데, 김 사장은 그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직하게 일해서 돈을 벌자고 했습니다. 우리 스스로 판단해서 정직하지 않으면, 차후에 사고 발생시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편 향후 전력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사장은 전력과 IT의 접목은 필수라며, 앞으로 경쟁력을 갖으려면 IED를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사장은 외국 기술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우리 것을 개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판단입니다. 외국 기술을 빨리 들여와, 벤치마킹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기술을 빨리 정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김 사장 역시 금년에 미국에 ‘영인USA’라는 전기무역컨설팅 회사를 설립, 해외로 도약할 기틀을 마련했다며, 향후 해외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해외사업과 관련, 김 사장은 한전이 전문업체를 더욱 육성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전은 좀 큰 의미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데 힘쓰는 동시에 전문업체들을 함께 육성해, 해외 진출시 한전이 전문업체를 이끌고 나간다면 세계화를 충분히 이룰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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