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서 중심 잡은 것 큰 보람"

신일웅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가 2년 8개월간의 전기조합 생활을 마감하고 퇴임한다.

2002년 4월 부임 이후 신일웅 전무이사는 임기 초기부터 전기조합의 내분을 한복판에서 겪어야했다. 급기야 이사장의 임기가 끝났는데도 새로운 이사장이 선출되지 않아 약 한달 간의 이사장 직무대행까지 역임했다. 이사장이 선출된 이후에는 단체수의계약 물품 재지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직원들의 집단 사표제출 문제를 해결하느라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이제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신 전무이사는 11월 초순경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수배전반과 변압기의 단체수계 품목 유지가 마음에 걸리지만, 조합으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퇴임을 결정했다"는 신 전무이사는 "한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푹 쉬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항간에 떠도는 "집행부와 알력이 있어 퇴임 압박을 받은 것은 아닌가"하는 소문에 대해서는 "양규현 이사장 및 이사회와 어떠한 알력도 없었다"고 부인하고, "양 이사장님이 지금처럼 초심을 지킨다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조합이 될 것"이라며 덕담을 하기도 했다.

30여년의 공직 생활을 마친 후 전기조합의 전무이사로서 격동의 시간 동안 조합의 안주인 역할을 충실히 해내 이제 결실을 볼 수 있는 때에 떠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왜 없었을까. 신일웅 전무는 "지난 8월 오해로 발생한 조합직원들과의 갈등이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조합원들에 대해 "조합을 흔들어 어떤 이익을 얻으려 하지 말고, 정당한 자신의 몫만 요구하기 바란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늘 어려웠지만, 중심을 잡고 올바른 길을 간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신일웅 전무의 퇴임은 전기조합 세대교체의 완결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미 본부장 2명이 새로 취임했고, 직원들도 대폭 교체됐다. 신 전무의 퇴임으로 대부분의 간부급 임직원이 새로 임용되거나 보직이 바뀌었다.

이제 2기를 맞이하게 된 양규현 호 전기조합의 앞날이 주목된다.

양현석 기자 kautsky@e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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