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주파수 제어구조 통해 응용성향상 의료·산업 등 산업구조개선
김근주 및 김정일 박사팀, 고출력 전자기파 송출 장치 국산화 실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 원장 직무대행 유동욱) 전기의료기기연구센터 김근주·김정일 박사팀이 의료 및 각종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는 전자기파를 고출력 메가와트(MW)급으로 송출할 수 있는 고난도 ‘마그네트론’ 기술을 세계 5번째로 국산화 개발했다.

전자레인지의 작동 원리로 잘 알려진 마그네트론은 높은 진공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자빔의 전기 에너지를 고출력 전자기파 에너지로 변환하여 방사하는 일종의 전자기파 발생 장치다. 마그네트론은 출력에 따라 활용 범위가 다른데, 메가와트(MW)급의 마그네트론은 높은 출력의 전자기파가 필요한 의료, 산업, 국방, 환경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된다.

하지만 넓은 활용 범위만큼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다 보니 미국과 일본 등 소수의 선진국만이 기술을 독점해 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었다.

이번 KERI의 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의료 및 산업분야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고출력 3.1MW급 마그네트론 기술(S-Band 대역인 3.0 GHz 주파수 기준)’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KERI 마그네트론 기술은 국산화를 넘어 기존 선진국이 개발한 기술보다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세계 최초로 ‘이중 튜너(Dual-Tuner) 주파수 제어 구조’를 적용하여, 기존 상용 제품보다 1.6배 이상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가진다. 이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고출력 전자기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영구자석 기반의 자기회로 적용을 통해 마그네트론 장치의 소형화·경량화를 실현하여, 각종 응용 시스템과의 호환성, 설치 효율성, 공간 활용성 등도 높였다.

개발된 MW급 마그네트론은 고출력 전자기파를 활용하는 의료용 선형가속기 기반 방사선 암치료기를 비롯하여 산업 현장에서의 비파괴 검사장치, 멸균·살균장치, 폐기물 처리 장치 그리고 국방 분야에서의 안전·보안 및 검색·탐지용 레이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MW급 마그네트론 기술의 국산화를 통해 국내 산업구조 전반의 기술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 개발자인 KERI 김근주 박사는 “이번 성과는 연구원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3차원 다중물리 해석기술, 공학구조 설계기술, 측정기술 등이 결합된 국내최초·유일의 의료·산업용 MW급 마그네트론 기술 개발이다”라고 밝히며 “뛰어난 성능과 장치의 소형화·경량화 장점을 기반으로, 마그네트론을 활용하는 수요자의 편의성·활용성을 크게 높였다”라고 전했다.

KERI 연구팀은 이번 원천 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를 확보했으며 현재는 MW급 마그네트론을 적용한 응용시스템의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성과가 고출력 전자기파가 필요한 산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 보고, 관련 수요업체를 발굴하고 기술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첫 출발한 이후 2020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최고 수준의 전기전문연구기관이자 과학기술계 대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2개의 분원(안산, 의왕)과 1개의 지역본부(광주)가 있으며, 전체 직원수는 760여명에 달한다.

KERI는 실현 가능하면서도 대규모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연구과제를 집중 선정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대형 성과창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심 연구분야는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기물리 연구 및 산업응용 기술, 나노신소재 및 배터리,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등이다. 그동안 △765kV 초고압 전력설비 국산화 △차세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원전 계측제어시스템(I&C) △한국형 배전자동화(KODAS) 기술 △펨토초 레이저 광원 기술 △고출력 EMP 보호용 핵심소자 기술 △전기차용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고압직류송전(HVDC)용 직류차단기 기술 등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경쟁이 가능하고 업계가 주목하는 대형 원천기술들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계 기술이전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KERI는 또한 전력기기에 대한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이자 세계 3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서 세계적 경쟁력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2011년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 설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KERI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게 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2016년 중전기기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4000MVA 대전력설비 증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들의 시험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상당부분 해소했으며, 현재 보다 질 높은 시험인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시험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2025년까지는 광주, 나주지역 등으로 시험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시험인증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간다는 목표다.

KERI는 향후 신기후 체제, 4차 산업혁명 등 관련 유망 융합 분야를 발굴하고, 모든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전기화(電氣化, electrification)'에 따른 대응환경을 구축하는 등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