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우리의 옛 선인들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속담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정도를 넘어 사용하기 편리하고, 제품의 기능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달하고 있다.

중전기기 업계에서 디자인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의 제품들이 외국 선진기업의 제품에 비해 평가가 높지 않은 큰 이유 중 하나가 디자인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산업디자인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최근 산업디자인 발전 전략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디자인 산업의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한 여러 정책들은 무엇이고 디자인 발전은 어떻게 이뤄나갈지 살펴보자.


디자인 발전 전략

산업자원부는 작년 연말 열린 제6회 산업디자인진흥대회에서 ‘디자인전문인력 및 전문회사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이희범 산자부장관, 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 회장, 한국디자인진흥원 김철호 원장 등 정·재계, 산업계, 디자인 및 브랜드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2003년 12월에 발표한 「참여정부 디자인 산업발전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된 이번 육성전략에 관심을 기울였다.

디자인 인력 및 전문회사는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본토대이나 선진국과 비교해 질적으로 취약해 이 분야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여 올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산업자원부는 밝혔다.

디자인 산업은 기업의 가치창출과 국가경쟁력의 최후 승부처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디자인 산업의 토대인 디자인 인력과 전문회사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연간 3만 6000명의 디자인 인력이 배출되고 있으나 실무능력의 부족, 디자인 인력의 수급 불균형으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업 맞춤형 인력배출이 부진하며, 디자인 전문회사는 1000여개의 업체가 영업 중이나 연매출액 5억원 미만 업체가 57%를 차지하고 있어 소규모의 영세업체가 난립해 디자인 회사간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디자인전문인력·전문회사 육성방안은 먼저, 실무 능력을 갖춘 창의적 디자이너 육성하는 목적으로 현장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위해 ‘학점교류형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다학제적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시범실시하고, CDO의 대학출강 지원 및 재학생 현장실습 학점 인정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디자인 교육 인증제 및 디자이너QC(Quality Control)제도의 운영을 통해 디자인 교육의 내실화를 유도하고, 한국 디자인의 세계화 및 세계 디자인의 한국화를 지원하기 위해 해외기업 워크샵을 통한 디자이너 브랜드화, 차세대 디자인 리더 육성사업, BRICs 등 성장시장의 한국 디자인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디자인 전문회사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자본금 요건을 매출액 요건으로 전환하는 등 디자인 전문회사 신고 제도를 개선해 전문화·대형화를 유도하고, 디자인전문회사 인력의 재교육 및 해외전시회 참가지원, 해외 디자인 회사와의 공동프로젝트 확대, 홍보지원 등을 통해 우수 디자인회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육성방안은 2008년 G7 국가 수준의 디자인 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국가 경쟁력의 최후 승부처인 디자인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중점 육성해 산업 전반의 고부가가치화를 꾀하기 위해 고안됐다.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디자인 산업 발전기획단’을 발족해 발전전략의 5대 세부 과제를 도출하고, ‘참여정부 발전전략’ 및 기획단을 통해 발굴된 ‘과제’의 지속적 추진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금년의 역점 사업으로는 ‘디자인 산업의 육성 및 잠재인력 활용’을 선정·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디자인 개발시 소액·다수·단년도 지원방식을 탈피하해 디자인 개발 지원 한도액을 상향 조정하고 최장 3년의 장기 프로젝트 도입(‘03년 200억원, 1000여개 과제, 과제당 평균 2000만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계일류상품, 성장동력산업 등 파급효과가 큰 과제에 대한 디자인 개발 지원은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굿디자인(GD)마크

디자인 강화를 위한 제도 중 가장 유명한 것이 굿디자인(GD)마크 인증 제도다. GD마크는 우수한 산업디자인상품을 선정·장려함으로써 상품의 디자인개발을 촉진하고, 독창적이고 우수한 상품디자인을 개발해 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증대와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상품의 디자인 수준향상으로 국민의 다양한 욕구충족 및 국민생활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산업디자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및 관심을 고취시킴으로써 산업디자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1985년부터 선정해 온 제도로 올해 GD(굿디자인)마크를 획득한 제품은 현대중공업의 굴삭기를 비롯해 모두 7백44개 제품에 이른다. GD마크 획득제품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제품 및 지역특화상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GD마크를 획득한 제품들은 △산업기술개발자금 지원시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 선정업체에 우선지원 △우수산업디자인(GD) 선정업체가 디자인혁신상품개발사업 신청시 우선지원(3년이내) △조달청이 시행하는 우수제품선정(조달품목으로 등록) 및 적격심사시 우대 △KIDP 간행물 및 언론매체를 통하여 정부가 인정한 우수산업디자인(GD) 선정상품임을 수시홍보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시 우대하고 각종 국내외 전시회 참여시 우선 추천 △우수산업디자인(GD)에 선정된 상품은 KIDP 인터넷 홈페이지에 국·영문으로 상시 무료게재 △우수산업디자인(GD)에 선정된 수상업체(우수상 이상)가 원할 경우 KIDP에서 운영하는“디자인 e마켓”전자상거래서비스에 무료입점 (가맹점 등록비, 보증보험 가입비 지원) 및 배너광고 무료게재 등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GD마크 제품은 매년 1회씩 선정해 오다 올해부터 연 2회 선정으로 늘렸다. 올해 하반기 선정된 상품은 △LG산전의 디지털전력보호감시장치 △현대중공업의 5톤 굴삭기와 휠로더 등 363개에 이른다.

GD마크 선정 실무를 담당함으로써 디자인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김철호 원장은 “21세기 세계 경제는 디지털이라는 추세에 맞춰 역동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동북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며 “그 중에서도 산업·정보화 시대를 지나 감성과 문화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자인은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정도가 아니라 국가의 발전을 리드하는 차세대 신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환경 속에서 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계, 기업, 정부의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응하는 제3차 산업디자인진흥종합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 기초연구 및 조사, 정보생산 및 보급 등 디자인 R&D 활동을 강화함으로써 기업의 디자인 혁신에 힘을 실어주고, 이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을 앞당기는 견인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국제적으로도 세계 디자인계와 폭넓은 교류활동을 벌임으로써 한국의 성공적인 디자인 진흥정책을 공유하고, 궁극적으로 디자인을 통해 인류 삶의 질을 높이고 환경보호에 앞장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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