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개 기업 참가 1215만 달러 수출 가시화/한국 제품 관심도 높아 미래지향적 마케팅 필요

해외진출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버렸다.

과열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는 내수시장과 해외진출이라고 해야 겨우 동남아시아 위주의 한정된 수출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인 우리 중전기기 산업계는 보다 확대된 수출시장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특히 유럽시장은 우리 업계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었다.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면 발전은 기대하기 힘든 법. 지난해 말 한국전기산업진흥회(회장 김준철)는 KOTRA 파리무역관과 공동으로 체계화된 홍보관을 운영하고 중전기기 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파리전기박람회(Elec 2004)에 국내 중전기기 기업 및 관련단체와 함께 참가했다.

전기진흥회의 파리전기박람회 참가 보고서를 일부 수정해 기재한다.


파리전기박람회(Elec 2004)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34개국 1100여개 사가 참가해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전기 전문 전시회다. 작년이 22회째로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전기기기 및 설비, 전기부품, 조명기구, 보안장비, 건물자동화설비 등이 주로 전시돼 7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전기진흥회와 국내 기업들이 이번 파리박람회에 참가한 목적은 △한국의 전기기기 우수성 홍보 및 시장개척 △바이어 상담을 통한 시장진출 가능품목 발굴 △유럽지역 시장동향 조사 △2005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 참가유치 및 참관 홍보 등을 위해서였다.
이 전시회에서 전기진흥회와 KOTRA는 참가한 국내 10개사와 3개기관 공동으로 한국전기산업홍보관을 개설해 운영했다. 국내 참가기업 및 단체는 △이화전기(UPS) △산일전기(몰드변압기) △피앤씨테크(단말장치) △삼화EOCR(보호계전기) △이앤아이(현수애자) △옴니시스템(전력량계) △엔컴(낙뢰통보장치) △동양전자(온도퓨우즈) △해뜨는아침(천연섬유조명) △전기연구원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 △KOTRA 파리무역관 △전기산업진흥회 등으로서 홍보관을 통해 518건의 상담으로 1억 3492만 달러의 상담액과 1215만 4000달러의 계약을 가시화하는 성과를 올렸다.

전기진흥회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바이어들이 EU,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바이어가 대부분이었으며, 한국 제품에 대하여는 대체로 선진국과 대등한 품질로서 가격경쟁력이 좋다는 긍정적인 사전지식으로 상담에 접근하는 형태를 보였고, 전시회가 전기박람회인 관계로 현장에서의 상담도 활발했지만, 특정 품목보다는 전기분야 전 품목에 대한 거래 문의도 많아 한국제품에 대한 긍정적 접근과 관심품목 다양화가 특징적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를 비롯한 EU지역 또한 최근 가격경쟁이 치열해 동일 권역에서의 조달을 기피하고 아시아 지역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에 편승한 중국제품이 많이 진출하고 있으나 품질에 대한 불만이 많아 거래선 변경을 문의하는 바이어가 대다수를 차지했고, 아프리카, 중동지역의 바이어는 자국에 대한 내수보다는 주로 중개무역을 하는 에이전트들이 많은 상담을 했으나 이들 역시 제품 및 사양보다는 가격에 치우친 상담요구가 주류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바이어의 특징은 한국제품의 품질로 중국제품의 가격조건으로 거래를 요구하는 형태로, 이 지역에 대한 시장진출을 위해서는 한국 제품이 비교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가격경쟁력을 적극 활용해 단기간 납품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거래조건을 제시하는 마케팅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진출 전략 및 유의사항

프랑스를 포함한 EU지역은 동일시장으로서 국가간 전력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최근에 국가전력망 신규 구축 및 확충을 위한 각국의 치열한 가격경쟁이 전개되고 있으며, 제품의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중국, 한국 등 아시아를 주요 거래 희망지역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시장진출의 긍정적인 호기가 마련됐다.

아직은 동일 권역 또는 기존 거래처와 수급이 이뤄지고 있어 쉽게 접근하거나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지만, EU지역에 국한하지 말고 아프리카, 중동지역을 선 진출해 회사 인지도를 쌓아가는 바이어 우회접근마케팅을 전개한다면 충분히 진출이 가능한 시장으로 파악된다고 진흥회는 밝혔다.

EU지역의 바이어 대부분은 기존 판로인 아프리카, 중동권역을 동시 관장하는 형태이고 동남아지역 거래를 경험한 경우도 있어 동 지역에 대한 꾸준한 시장점유 활동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회를 통한 1회성 상담으로 끝나는 경우 상대편 바이어도 쉽게 잊어버리나 각종 매체를 활용해 지속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 관심도와 호응도가 높아지므로 상담 바이어의 꾸준한 관리와 빈번한 접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간단한 안부인사, 자사소식 전달, 신제품 출시 소개 등의 방법이 적절할 것이라고 진흥회는 충고했다.

또한 이번 전시회를 공동 주관한 현지 무역관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식이 다양한 세계행사를 치룬 덕분에 국가신인도가 상당부분 개선되어 거래알선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나 여러번의 상담으로 상호간의 장기적인 신뢰를 전제로 하면서도 초기계약부터 계산에 능한 이곳 바이어들의 기본 상술을 이해하지 못해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단기간의 거래에 대한 집착보다는 장기간의 거래를 우선시하는 상담 마인드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문제점 및 추진계획

이번 전시회의 문제점으로는 △현지무역관의 산업분야 전문지식 부족으로 바이어 접촉정보 부족 △참가업체의 단발성 효과 기대△ 부스 방문 바이어 상담기법 미숙 △해당 국가 문화정서 이해 부족 등이 지적됐다.

전기진흥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무역관 활용 극대화 방안을 마련해 전기산업 소개 및 동향자료의 지속적인 전달과 참가업체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 적극적인 현지 활동을 유도함으로써 실익측면의 전시회 참가와 상담활동을 기대하고, 단순한 제품전시를 탈피한 토탈마케팅을 구현해 맞이하는 서비스인 부스 홍보 형태를 벗어나 찾아가는 서비스를 위한 수출담당자 교육프로그램 재점검, 전시회 참가시 전시장 공간(시설) 임차를 통한 참가업계 제품설명회 및 기술세미나 개최 등으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파리 전기 박람회는 발전 및 송배전 기기, 전기·전자 부품 등 전기·전자분야를 총망라하는 전시회로서 1958년 최초 개최 이후 22회째를 맞이하면서 그 규모와 역사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들어 주최측의 지나친 이윤창출에 맞춘 마케팅으로 참가업체 및 관람객규모가 감소하는 추세로 주최자 발표실적을 기준으로 2002년 대비 참가기업 45.1%, 관람객 38.7%가 각각 감소했다.

참가업체는 주로 프랑스 기업이나 현지 법인 위주의 참가가 주류를 이루었고, 국가관은 모로코와 한국 등 2개였으며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은 현지 법인 및 에이전트에서 참가했다.


프랑스 경제 현황

2004년 상반기 기준으로 한·불 양국간 교역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한 25억 1200만 달러를 기록했고, 한국의 대 프랑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12억 7800만 달러, 대 프랑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12억 3400만 달러를 나타내 무역수지는 흑자로 반전되어 44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1990년대 말 3%대의 적정성장을 누려오던 프랑스 경제는 2001년부터는 범세계적인 경기침체 및 이라크전쟁의 여파로 가계소비와 기업생산이 위축되는 등 경기침체국면으로 들어서면서 2003년 2/4분기에는 마이너스성장(-0.3%)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2003년 3/4분기이후 이라크전 조기 종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 경제의 회복추세에 힘입어 가계 소비, 수출, 기업 설비 투자 등 경제전반에 걸쳐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왔다.

따라서 대부분의 프랑스 경제예측기관들은 프랑스 경제가 2003년 2/4분기를 최저점으로,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 하에 2004년 경제성장률을 1.5~1.7%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주재국 통계경제연구청(INSEE)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1/4분기 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0.5%을 훨씬 초과하는 0.8%(연성장률 3.2%)을 시현했고, 이 같은 성장률은 분기기준으로 볼 때 최근 2년 중 가장 높은 성장률로서 이는 프랑스경제가 작년 들어 예상보다 빠른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반영한다.

그 주요요인으로는 그간 프랑스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소비심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가계소비가 작년보다 소폭이나마 증가추세에 있으며, 최근 유로화의 대 달러화 환율이 상대적으로 약세로 돌아서면서 수출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총수요가 증가하는데 기인한다.

프랑스정부도 이와 같이 호전된 경제여건을 바탕으로 금년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당초 1.7%에서 2.3%로 상향조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최근의 경기회복추세를 반영, 유로지역 GDP성장률을 당초예상치보다 다소 상향조정(2004년 1.6%→ 1.7%)했다.

프랑스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의 배경으로서는 ① 금년도 미국, 일본을 포함, 세계 경제가 호전되어가고 있으며, ② 세계 경제 호전의 결과로 독일등 주요 유로지역 교역국의 경제회복으로 역내교역의 활성화가 가시화될 것이며, ③ 지난해 EU집행위와 마찰을 감수하면서도 강행했던 소득세 인하조치등 재정 정책의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고 ④ ECB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으며, ⑤ 소비자의 신뢰회복에 따른 가계소비 증가등을 들고 있다.

부문별로는 2003년 4/4분기부터 ① 대외부문에서 미국 경기 회복 및 중국 특수 등 대외환경변화에 따라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② 가계부문에 있어서는 소비자의 신뢰감 회복, 물가안정, 세금 감면조치 및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구매력증가에 힘입어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③ 기업부문에서는 저금리 및 세계경제의 회복 추세에 따른 해외수요의 확대로 설비 및 신규투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통계경제연구청(INSEE)등 주요 경제예측기관은 경제회복의 불안 요소로서 ① 유로화의 강세가 더욱 심화될 경우 프랑스 제품의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② 현재 프랑스 경제의 회복추세는 국내부문의 경제활성화보다는 주로 대외부문의 수요증가에 의존하고 있는 바, 대외환경의 변화가 기대보다 호전되지 않을 경우 총수요부족으로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프랑스는 재정적자를 GDP 대비 3%범위 내에서 운영하여야 한다는 EU의 성장안정협약의 3년 연속 위반으로 EU와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어 지난해 4월 임명된 Nicolas Sarkozy 재경부장관은 동협약을 금년까지 준수하겠다고 약속하고 금년도 예산을 긴축편성할 것을 각부처에 시달했다. 그는 또한 재정적자완화를 위해 중앙은행 보유 금 매각, 국영기업 민영화, 세금감축중단, 공공부문임금 규모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또한 EU 회원국간 합의에 따라 각 회원국들은 전기. 가스등 에너지부문에서 회원국시장의 단계적 개방에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프랑스정부는 2007년까지의 완전개방에 대비, EDF 와 GDF의 자본개방을 골자로 하는 민영화법안을 발표했다. 노조측(CGT)은 동 민영화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전개했으며 전력공급안정이라는 표면상 이유의 이면에는 민영화로 인한 고용불확실성 및 공무원자격으로서 민간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각종 수혜의 상실이 근본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대규모 시위이후 Sarkozy 재경부장관은 민영화 심의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한발 물러섬으로서 사실상 민영화가 1년 지연됐다. 이 문제는 정부가 노조측의 반발을 물리치고 개혁의 과제를 얼마나 성취하는가하는 개혁의지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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