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신송전사업처 제공

현재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전력의 흐름이 낮과 밤, 계절별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과도한 전력 흐름이 집중되어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하는 출력제어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출력제어는 재생에너지 사업자뿐만 아니라 정부, 전력거래소, 한전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현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이러한 출력제어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이다. 이에 한전이 건설 중인 육지와 제주간 세 번째 전력 연계선이 출력제어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연계선은 본래 제주지역 전력수급 안정용으로 건설되고 있으나, 제주지역 내 재생에너지 출력이 과다할 경우 전력을 육지로 전송함으로써 이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세 번째 연계선이 최신 기술인 전압형 HVDC로 건설되기 때문이다. 전압형 HVDC는 실시간으로 전력공급 방향을 전환하는 능력을 보유하기 때문에 운영 중인 제주-육지간 #1,2 HVDC보다 출력제어 문제에 대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그리고 수도권과 같이 전력망이 복잡한 지역에서는 고장시 발생하는 고장전류가 현재 운영중인 설비의 정격을 초과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로 수도권과 같은 지역에 송전망 설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소 하기 위해서 한전은 인천광역시 부평지역에 고장전류 감소, 전력 흐름의 능동적 제어를 위한 BTB HVDC(Back To Back HVDC, 2개의 변환소가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형태, 송전선로가 존재하지 않음)가 전압형 타입으로 설치 계획이다. 설치가 완료되면 송전선로 혼잡이 해소될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대규모 발전설비는 수요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다. 이를 직접 연결하기 위해 대용량의 송전선로가 필요하지만 전자파 발생 가능성, 도시미관 등의 문제로 송전선로 인근 지역 주민, 환경단체의 반대로 건설기간은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HVDC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HVDC는 전자파 문제에도 자유롭고 지중화 문제도 교류에 비해 거리 제약이 없는 등 친환경 송전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위와 같은 문제로 미래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HVDC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 중 핵심은 전압형 HVDC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장거리 대용량 송전, 국가간 비동기 계통 연계, 해저선로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글로벌 HVDC시장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기존에는 전류형 HVDC 타입이 저비용, 대용량 등의 이유로 대세를 이루었으나 2010년 이후로는 전압형 HVDC의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 전류형 HVDC는 양방향 전력제어가 어렵고 넓은 설치면적을 요구하는 단점을 보유함에 반해, 전압형 HVDC는 기존 HVDC 단점을 모두 극복할 수 있으며 나아가 계통 전압 제어, 계통 안정도 측면에서도 전류형 HVDC가 가지지 못한 추가적인 장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주와 같은 육지와 분리된 곳에서는 블랙스타트와 같이 전면정전시 최초 기동을 할 수 있는 특수한 기능도 갖춘 차세대 미래전력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전류형 HVDC 제주 #1,2 연계선, 북당진~고덕HVDC 3개 선로를 운영중에 있으며 현재 운영중인 전압형 HVDC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토 면적, 전력계통의 크기,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세계적 기술동향으로 보았을 때 전압형 HVDC가 국내에서도 대세가 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연계의 장점을 활용하여 전압형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나 지멘스, 히타치, GE 등 해외선진사에 의해 선점되고 있다. 해외 제작사에 HVDC 기술을 의존하는 구도와 국내 제작사 부재는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이에 한전에서도 2013년부터 전압형 HVDC 국산화 기술개발을 진행을 시작하여 2015년도에는 HVDC 국책 과제 예비타당성을 통과 하였고 2019년도에는 한전 ~ 효성간 전압형 HVDC 기술국산화 협약을 체결 하여 2023년 4월에 한전에서는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변환소에 실증 완료 목표로 현재 건축물을 건설하였고 부대시설을 정비 하고 있다. 한전은 전압형 HVDC 설비 설치가 완료되면 현장실증시험을 진행 할 예정이며 효성은 국내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각종 부품을 활용하여 컨버터 밸브의 시험을 완료하고 양산을 시작하였으며 HVDC의 핵심 부품인 제어기의 알고리즘 확정을 위한 기능시험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공장시험 및 모의계통연결 시험을 준비중이다.

한전과 효성이 국산화 개발중인 전압형 HVDC는 MMC(Module-Multi Level Converter, 멀티레벨 컨버터)타입으로서 기존의 2레벨, 3레벨 컨버터보다 앞선 멀티레벨 기술로서 수십~수백개의 콘덴서와 전류제어용 반도체 소자가 모듈화 된 서브모듈을 조합하여 콘덴서의 충전된 직류를 교류로 전환한다. 이때 MMC는 통상적으로 교류를 직류로 변환시 발생하는 고조파라고 불리우는 나쁜 전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 양질의 교류전압을 생성하여 고조파 필터가 없이도 운영가능하여 부지 면적축소가 가능한 부가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전은 전압형 HVDC 기술의 국산화 및 기술확보를 위해 주력연구과제로 지정하고 시스템 성능요구조건 제시를 위한 계통영향 분석, 운전전략 수립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나아가 성공적으로 국산화 완료시 설비를 인수하여 상업운전을 시행하여 운영노하우를 확보할 계획이다. 국산설비는 해외설비 대비 2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사 수준의 우수한 성능을 가진 전압형 HVDC를 운영할 수 있으며 전력설비 운영의 안정성 측면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나아가 중소기업도 국산화에 참여하여 국내 전력산업 생태계를 발전하는데도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범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한전과 국내 제작사는 국가과제를 공동 수행하면서 2009년 국내 최초로 STATCOM(유연송전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한전은 국내 제작사 확보함으로써 STATCOM의 안정적인 유지보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고, 국내 제작사는 인도, 파나마 등 해외시장 수출을 통해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경기도 양주에 건설되는 전압형 HVDC가 실적으로 활용되어 한전과 효성이 협력하여 해외사업 진출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과제를 통해 개발 중인 전압형 HVDC 실증사업은 고무적이다. 전력계통의 현안 해결에 있어 전압형 HVDC 연구 및 개발은 탄소중립 실현의 초석이 될 것이다. 해당 과제가 고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관련 업계를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이에 한전은 HVDC 전압형 HVDC 실증센터를 건설 및 각종 실증시험을 통하여 핵심기술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전압형 HVDC 구성요소
전압형 HVDC 구성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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