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세대간 갈등없는 건강한 조직문화 정착에 노력

K반도체 고덕 산단 전력공급 등 사업 적기준공에 최선

프로젝트 매니저 임명, 사업총괄, 협업 및 공정관리 강화

전촉법 외에는 주워진 권한·카드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

내년이면 입사 40년, 후배들에게 건설 노하우 전수에 앞장

<파워인터뷰 - 이규철 한전 경인건설본부장>

“경인건설본부는 전통과 역사가 있는 중요한 건설사업소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인건설본부는 제 마음의 고향 같은 사업소이고 실제로 직원부터 차장, 부장, 실장, 본부장까지 직급별로 다 근무하였기에 누구보다 사랑하고 애착을 두고 있었습니다. 취임하면서 기쁘기도 하였지만, 많은 부담을 느꼈습니다.”

이규철 한전경인건설본부장은 취임이후 5개월 내내 사업소 운영을 ‘현장 안전관리’에 최우선을 두고 새로운 건설환경문화 조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다음은 이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경인건설본부 최대현안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경인건설본부의 최대현안은 안전의식의 변화입니다. 안전은 경영의 최우선 가치이지만 관리자와 근로자의 의식 변화 없이는 이루기 어려운 가치입니다. 어쩌면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으면 포기하게 되고 어떻게 관리할지 방향조차 잡기 어려운 현안입니다. 올 초에도 작년에 이어 중대 재해를 경험하면서 처리 과정도 힘들었지만, 더욱 두려웠던 것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17년 이후 경인건설본부는 중대 재해 3건, 일반재해 29건이 발생하였으며 매년 3~4건의 안전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였습니다. 건설 현장도 산재하여 있고 공사 종류도 다양하여 위험요인이 항상 존재하고 있기에 구성원 모두 안전관리를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고 직후 지난 2월 사장님과 경영간부, 본사 처, 실장, 1차 사업소장 등 70명이 인재개발원에 모여 혁신 워크숍을 하는데 본사 처장 중 한 분이 미국의 유명한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의 “측정할 수 없으면 통제할 수 없다”라는 명언을 소개할 때 제게는 충격적으로 와 닿았습니다. 작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발효 이후 본사 지시사항뿐만 아니라 자체 안전관리 계획을 촘촘히 수립하여 이행하였지만, 안전관리 이행 여부를 측정하려고 하지는 않았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주 월요일 아침 Safety Moment 시간에 실장님, 부장님들과 어떻게 하면 안전관리를 측정할 수 있을까 의논했더니 기본적인 준수사항부터 이행 여부를 측정하자는 의견에 따라 그날 안전 위기 상황을 선포하고 매일 안전관리 상황일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공사건수와 작업개소를 측정했더니 공사건수는 계약 건으로 약 60건이 도출되었고 작업 개소는 약 120개소, 약 1,000여 명의 근로자가 하루에 일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그 수치는 변동이 되었으며 안전관리 이행여부 측정은 TBM 시행과 작업전 시설물 안전점검 여부를 아침에 감리원 입회하에 시행하고 사진과 함께 감독, 차장, 부장에게 송부되어 안전재난부에서 집계하였고 저녁에는 작업을 마친 후 안전 퇴근 확인서에 싸인하고 퇴근하는 조치사항을 이행하고 같은 방법으로 보고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각 현장의 안전 점검과 안전 패트롤 실적 또한 집계하여 보고서에 삽입, 공유토록 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시스템에 의한 방법과 교육을 통한 의식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슬로건까지 Safety First New Start 경인 (타성과 관성을 정성으로)로 바꾸어, 올해에는 더 이상 안전사고가 없는 한해를 만들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 지금 경인건설본부가 건설하고 있는 주요사업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고 이를 적기에 성공적으로 준공하기 위한 계획은.

경인건설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으로 K-반도체 고덕 산단 전력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건설을 소개합니다. 2013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한전과 삼성전자 간 협약을 체결하고 안성시와 상생협력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였고 사업 승인 과정에서 미군의 반대로 사업이 좌초될 상황에서 육군본부, 공군본부, 공군작전사령부 등 군의 지원과 평택시의 협조로 코로나 상황에서 입국하여 격리 중인 미군 담당 장교의 싸인을 문틈으로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적기 준공을 위해 23.2 프로젝트로 명명한 김종화 본부장과 전임 이근직 본부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2월은 지키지 못했지만 금년 5월에 전력공급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10차 수급 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현재의 1.4배 규모의 전력 설비가 건설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수도권은 K-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3기 신도시, 데이터 센터 등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하여야 합니다. 시급성을 요하는 사업으로는 주민과 지자체 민원이 발생한 신시흥-신송도 간 지중송전선로 공사와 시공 중인 동두천-양주 송전선로 사업이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74개 프로젝트의 건설사업을 수행중에 있는데 효율적인 사업관리를 위하여 4월부터 기존의 기능조직(송전, 변전, 지중, 토목, 건축)에서 각각의 사업을 수행 하다보니 전문성은 있지만 선, 후행 사업공정을 지키지 못하여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서 해당 프로젝트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젝트 조직(매트릭스)을 만들고 프로젝트 매니저를 임명하여 사업을 총괄하고 부서 간 협업체계와 공정관리를 강화하도록 하였습니다.

◆ 항상 건설시 이슈가 되고 있는 민원에 대한 귀 본부 나름대로의 대처방안과 성공적인 좋은 사례가 있다면.

경인건설본부는 수도권의 전력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소로 건설 관할구역은 서울시 전역과 인천광역시 경기도 지역입니다. 수도권지역은 인구가 2,600만 명으로 전국 인구의 절반이며 국회의원도 절반에 가까운 지역구 의원 253명 중 122명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해관계자도 많지만, 환경권, 재산권, 건강권 등 국민의 요구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규철 본부장(가운데)이 서울 강서지하변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 괸계자들과 함께 안전점검을 시행하는 모습.
이규철 본부장(가운데)이 서울 강서지하변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 괸계자들과 함께 안전점검을 시행하는 모습.

 

경인건설본부의 대표적인 민원이었던 부천, 부평 전자파 민원은 지역주민과 지자체와 오랜 기간의 갈등을 겪었지만 결국은 일정부분 원하는 것을 주고받으므로 해결하였습니다. 지금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해결되지 않는 민원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이제는 지중화하는 구간까지도 민원이 발생하여 수도권지역의 건설사업은 앞으로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1984년 12월에 입사하여 내년이면 40년을 근무하게 됩니다. 대략 본사에서 20년, 사업소에서 20년을 근무한 것 같습니다. 그중 30년 가까이 송변전건설업무를 하였습니다. 한 우물을 파도 너무 깊이 파기는 했지만, 변화가 많았습니다. 지도에 선만 그으면 송전선로가 되고 네모 칸만 치면 변전소가 되는 시대를 거쳐 1962년 송변전건설사무소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송변전건설의 최초 사업소인 경인건설본부에 근무하면서 154kV는 물론 345kV 옥내변전소 건설, 765kV 격상 사업에 참여하였습니다. 본사에서도 SVC, STATCOM 등 FACT 설비규격을 만들어 외자재 도입 및 국산화 개발을 유도하였고 지금은 RE100으로 불리지만 유럽과 일본 출장을 통해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전력용개폐장치를 개발, 적용하였으며 석사논문도 이 분야에 관하여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이한 이력은 KOICA 사업인 미얀마 500kV 계통망 기본설계 용역과 태풍으로 파손된 필리핀 일리한 발전소 스위치야드 설비복구 등 해외사업에도 참여하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기술개발을 하면서 건설사업을 견인해 왔지만, 아직도 민원 해결의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전력설비 건설도 이제는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미래도시 그림을 보면 가공 송전선로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때 아마 전부 땅속으로 전선을 넣었거나 새로운 기술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 후배들과 대화하며 그동안 건설기술 Know-How를 전수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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