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

보조기기 2조 발주…R&D·인력양성 로드맵 제시

지난 3월 계약이 체결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을 기점으로 정부가 원전 생태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5일 이창양 산업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원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을 개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이창양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개최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 이어 ‘원전 생태계 간담회’를 열고정부 출범 1년 원전 정책 성과를 점검하고, 경쟁력 있는 원전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인력양성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제 원전 생태계 복원과 정상화를 넘어 원전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지원도 본격화한다.

우선 지난 3월 2조9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을 15일 본격 착수한다. 이번 달부터는 2조원 규모 보조기기 발주도 시작된다. 이를 통해 원전 생태계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일감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원전산업 전 주기에서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혁신을 위해 미래(SMR)·시장(수출)·융합(연계)이라는 세 가지 핵심방향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약 2조원을 기술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셋째, 탈원전 기간에 있었던 인력 이탈을 바로잡기 위해 대학·대학원 중심의 고급인력 양성과 중소·중견기업 위주의 인력수급 지원 시책을 추진함으로써 2030년까지 4500명의 전문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산업부 이창양 장관 주재로 개최된 원전 생태계 간담회에는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10개 협력업체 대표가 참석하여 현장의 분위기를 가감없이 전하는 한편,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원전 생태계 구축을 위한 의견을 함께 나눴다.

이날 참석한 협력업체 대표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포함해 집중적인 일감 공급과 금융지원 등으로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고 다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히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시장 창출과 기술개발, 산업계로의 원활한 인력유입 등이 전제돼야 경쟁력 있는 원전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기기 협력업체인 중소기업 A社 대표는 “그간 새울 3·4호기 등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며 핵심 소재 국산화에 기여해왔으나, 향후 신한울 3·4호기 수행 시에는 해당 소재의 전량 국산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그간 대통령 간담회, 산업부 간담회 등에 참석해 건의한 애로사항들이 실제 정책에 반영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보조기기를 납품해온 중견기업 B社 대표는 “국내 대형원전뿐 아니라 해외 시장, 미래 SMR 등에의 다양한 납품 기회가 계속 제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다른 많은 기업들이 이와 유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창양 장관은 이날 “세계 주요국들이 복합적인 에너지 위기를 돌파할 대안의 하나로 원전에 집중하고 있고, SMR 등 미래 원전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해외원전 수주 성사와 기자재 수출 지원 등을 통해 일감을 창출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인력양성을 포함한 일관되고 예측가능한 원전 정책과 지원으로 기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약속했다.

◆ 신한울 3·4호기 주기기는 : 두산에너빌리티가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에 본격 착수하며 원전 생태계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15일 열린 착수식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의 초기 제작 현장을 선보였다. 자체 용광로를 통해 생산한 200톤 규모의 합금강을 1만7000톤 프레스로 단조작업을 진행해 증기발생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1만7000톤 프레스는 높이 23m, 너비 8m로 4개 기둥(4 column) 방식의 프레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성인 남성 24만명이 동시에 누르는 것과 같은 힘으로 단조작업을 수행한다.

완성된 증기발생기는 높이 약 23m, 무게 약 775톤에 이른다. 중형차 520여대 무게에 해당된다. 이 외에 높이 약 14.8m, 무게 533톤에 달하는 원자로, 길이 70m, 무게 3,110톤의 터빈발전기를 비롯해 원전계측제어설비(MMIS, Man-Machine Interface System), 원자로냉각재펌프(RCP, Reactor Coolant Pump) 등 주요 기기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해 신한울 3·4호기에 공급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주기기 제작을 위해 국내 460여개 원전 협력사와 힘을 모은다.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 부품과 제작 과정에 필요한 기계가공, 제관제작, 열처리 등의 업무를 국내 협력사에 발주한다. 이미 지난해 약 320억원을 조기 발주했고, 올해는 약 2200억원 규모의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에 이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신 정부와 지자체, 발주처, 협력사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원전 생태계 활성화의 기운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이를 통해 해외 원전 수출을 위한 팀 코리아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한국수력원자력과 약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에 들어가는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핵심 주기기를 제작, 공급한다. 경북 울진군에 건설되는 신한울 3·4는 각각 2032년과 203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1년간 원전 정책 정상화 성과 : 정부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지난 정부에서 백지화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했으며, 안전성을 전제로 한 계속운전, 원전의 수출산업화, 차세대 원전기술 확보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또한, 탈원전 기간 일감절벽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원전 생태계에 신속히 일감을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판단, 작년 2조4000억원 규모 일감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에는 3조5000억원 규모 일감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일감 공급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이다. 지난 3월 29일 체결된 주기기 공급 계약에 따라 향후 10년간 2조9000억원 규모의 일감이 공급되며, 이어서 올해 5월부터 향후 10년간 2조원 규모의 보조기기 계약(총 192건)도 순차적으로 발주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하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는 과거 대비 빠른 자금 집행이 이뤄지게 된다. 정부의 원전 생태계 연내 완전 정상화 기조에 따라 한수원은 두산에너빌리티와 힘을 합쳐 1차년도 공정률을 높이고, 공정률에 따른 기성금도 최대한 빨리 집행해 원전 기업들의 경영여건 개선과 건강한 공급망 유지에 기여하게 된다.

아울러, 한수원은 보조기기 계약과정에서도 계약체결까지의 소요기간을 단축하고, 선금을 확대해 원전 생태계로의 자금 집행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또한, 국내입찰을 과거보다 크게 늘려 국내기업의 일감총량도 확대한다.

원전 2개 호기에 설치되는 배관은 약 349㎞로 서울시청에서 울산 톨게이트에 이르는 길이, 케이블은 8872㎞로 서울-부산 경부고속도로를 왕복 10회 오갈 수 있다. 필요한 철근은 총 17만5000톤으로 롯데월드타워를 짓는데 필요한 철근의 약 40배에 달한다.

또한, 정부는 매출 급감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다양한 금융지원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정책자금, 협력업체 대출 등 약 4천억원의 긴급금융자금을 지원했으며, 지난 3월 산업부·산업은행·한수원·두산이 공동으로 2천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프로그램도 추가로 조성했다.

◆원전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로드맵 발표 : 정부는 원전 생태계 재도약을 위한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로드맵도 발표했다.

정부는 정상화된 생태계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원전산업 R&D 추진전략’과 ‘원전산업 전문인력 양성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원전산업 R&D 추진전략으로 미래·시장·확산 세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원자력 R&D 구조를 정상화해 나갈 계획이다.

첫째, 미래 대비의 관점에서 소형모듈원전(SMR)을 필두로 하는 차세대 원전)소듐냉각고속로(SFR), 초고온가스로(VHTR), 용융염원자로(MSR) 등)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중점 지원한다. SMR 설계기술과 첨단 제조기술, 기타 차세대 원자로 핵심기술 및 원전 디지털 융합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둘째, 시장의 관점에서 원전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한국형 원전(APR) 해외 수주를 위한 수출대상국 규제요건 충족기술 개발, 기자재 수출 확대를 위한 수요국 노형 맞춤형 원전 기기 개발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 나간다.

셋째, 확산의 측면에서 원전 활용 다변화 기술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원전 활용 청정수소 생산기술, 재생에너지 연계 최적화 시스템, 열 직접 공급 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을 통해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 R&D 사업에서 집중해온 안전성 강화와 방폐물·해체 기술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 원전산업 R&D 전반의 균형과 완성도가 상향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방향에 따라 정부와 원전 공기업, 민간은 향후 5년간 2조원을 원자력 R&D에 투자해 국내 원전산업의 세계시장 선도와 중소·중견기업 기술역량 강화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임을 밝혔다.

정부는 원전산업 전문인력 양성방안으로 원전산업의 재도약을 이끌어 나갈 우수인력 양성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탈원전 기간 인력 이탈과 원자력 전공 입학생 지속 감소 등에 따라 향후 국내외 원전시장 확대에 대응할 인력양성 기반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산업 전문인력 4500명 육성을 목표로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첫째, 차세대 원전 등 분야에서의 고급인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석·박사급 고급인력 1000명과 학사급 전문인력 1000명을 양성한다. 이를 위해 차세대 원전 융합대학원, 원전 수출 특성화과정, IP 특화 인력양성 프로그램 등 대학원 중심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원전 설계 실습교육 프로그램 등 이공계열 전공자 원전산업 유입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둘째, 중소·중견기업의 안정적인 인력수급을 위해 현장 맞춤형 실무인력 2500명 공급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원전기업에 대한 인턴십·정규직·재취업 등 취업 지원을 통한 인력 확보를 중심으로, 지자체 협업을 통한 산학협력 인력육성 프로그램 등 신설을 추진한다.

셋째, 시장 확대에 따른 원전공기업 인력 확충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원전산업 인재개발원 및 원자력 정책연구원 등 원전산업 인력의 안정적·지속적 공급을 위한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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