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황 우 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문위원

갑진년 새해는 청룡(靑龍)의 해이다. 12지신 중 다섯 번째인 용은 ‘비와 바람, 천둥 번개를 다스린다’고 하니 기상과 밀접한 전력사업과 관계가 깊다.
최근 풍력, 태양광 등으로 전기 생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은 점차 줄고 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는 2030년 40%로 늘어나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불가피하며, 2050년까지 Net-Zero도 달성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력사업은 기존과는 사뭇 다른 수익성 변화와 계통운영 불안정성이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려면 기후위기 대응과 연관된 전력사업의 장애요소 극복전략과 새로운 사업화 포트폴리오를 수립하여 적기 실행이 필요하다.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방안과 현안

탄소중립은 화석연료 사용의 최소화, 전기차 보급확대, 에너지 이용 효율화 그리고 전력망 확충과 전력계통 운영의 고도화가 전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악지가 많아 태양광, 육상풍력 설치입지가 제한적이고, 해상풍력도 해안가 어업권역 내 인허가가 어려우며, 투자비 부담과 시공도 쉽지 않다. 전기차는 판매 가격이 아직 비싸고 충전기 설치장소 제약과 수량도 적다. 공장, 상가의 에너지이용 효율화도 IoT 설치 등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더욱 어려운 것은 도시지역 공급 에너지를 전기화할 경우 주민 수용성 확보와 환경영향평가, 보상비 마련 등 부담도 크며, 전력계통 운영시스템 지능화에도 장기간 검증이 필요하다.


기후위기 극복 5대 추진전략과 사업화 Value Chain
이러한 환경, 기술, 경제성, 정책 측면의 난관을 극복하면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5대 추진전략과 사업화 밸류체인(Value Chain) 조성이 필요하다.
먼저, 에너지 소비 절약과 이용 효율화를 서둘러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2021년 총 586.6TWh를 소비한 우리나라 1인당 전기사용량은 10,330kWh로 세계 3위일 만큼 의존도가 높다. 불필요한 전기소모를 줄이기 위해 스마트홈, 빌딩, 공장 등 확대 도입하고 전기요금도 적정수준으로 인상하여야 한다. 전국 에너지 소비를 10% 정도 효율화하면 연간 50TWh의 절감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도시 대상 자립형 에너지단지 구축을 제도화하여야 한다.
전기소비가 많은 도시지역 내 유휴 부지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태양광, 소형풍력, 바이오, 지열, 히트펌프 등 최대 30%의 에너지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 단지를 구축이 유효하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장치 디자인과 성능을 환경 친화형으로 개발하고 제도와 보상체계를 도입하여야 한다. 자립형 에너지단지는 화석연료 소비 절감은 물론 전력망 증설도 늦출 수 있으며, 설비 국산화와 중소기업 육성, 청장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대와 연관산업의 육성이다.
국내 2,550만대의 엔진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저감과 국산 전기차의 글로벌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급속, 완속 충전인프라 구축을 확대하여야 한다. 카센터, 주유소와 같은 사업체 대상 전기차 정비와 충전기술 등 직무를 전환하고, 원격충전설비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서비스를 고도화하여 전기차 산업의 조기 정착을 유도하여야 한다.
네 번째는 전력공급 설비의 획기적 증설이다.
해안가 화력,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송배전망을 거쳐 도심지로 공급된다. 산업화 시기부터 설치된 전력설비는 지난해 말 선로길이 56만km, 변압기 250만대, 전주, 철탑류가 약 1,000만 기 등에 이른다. 향후 석탄, 석유, 가스 에너지 공급망을 전기화(Electrification)하려면 현재보다 3배 정도 전력설비 증설을 적기에 구축하여야 한다.
마지막은 전력계통 운영시스템의 고도화이다.
전국에 분산 설치된 전력설비는 인체의 신경망 처럼 연결되어 있어 각종 고장에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낙뢰, 태풍 등 기상악화로 전력설비 고장이 발생하면 약 20만 대의 원격 자동개폐장치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한다. 관건은 앞으로 1,000만 개소의 태양광 발전원이 2040년까지 설치되면 수많은 계통안정화용 전력저장장치가 필요하고, 2030년 500만 대 규모의 전기차 보급 시에는 200만 대 이상 급속·완속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따라서 전력설비와 IoT센서, 빅데이터, 인공지능기반 초고속 전력계통 운영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탄소중립 대응 신포트폴리오(Portpolio)로 글로벌 시장 퀸텀점프(Quantum Jump)
기존 전력사업의 주요 구성과 수익모델은 발전, 송배전, 판매로 이어지는 설비산업을 주요 밸류체인(Value Chain)으로 구축하여 국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였다. 최근 전력수요가 둔화되고, 설비노후, 자립형 발전, 지구온난화 심화 등 복합적 원인으로 수익이 저하하고 있어 탄소중립 대응 산업기반으로 새로운 포트폴리오의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2024년 신년에는 전력사업의 지속 성장과 안정적인 전력공급, 전력망 고도화를 위해 2009년부터 개발해 온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상용화, 이산화탄소 배출감소와 에너지자립형 탄소중립도시 구축, 에너지전환과 전기화(Electrification)를 적기 추진하여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달성 선도국으로 퀸텀점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황우현교수는,

ㆍ중앙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석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데이터마이닝 전공 박사
ㆍ1986년 9월 한국전력공사 입사 후 30여 년간 스마트그리드&ESS처장, 에너지신사업단장, 제주본부장, 인재개발원장 등 역임하며 배전자동화, 스마트그리드, ESS, 마이크로그리드, AMI, 전기차 충전장치 등 개발 및 구축 총괄
ㆍ 2020년 3월부터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으로 근무하며 육상·해상풍력사업, 태양광, 전기차충전, RE100, 신재생발전연계 수소 생산 등 제주 CFI구축 기반 조성
ㆍ2020년 3월 ~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스마트그리드공학 연구, 강의
ㆍ2023년 2월 ~ 현재, 대통령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